[윤지혜기자] 올 상반기 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해지 금액이 1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ISA 가입자 및 투자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까지 은행에서 ISA 계좌를 개설했다가 해지한 고객은 7만5천명, 반환된 투자금은 1천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ISA 월별 신규 가입금액은 감소세인 반면, 해지 금액은 매달 두 배씩 증가하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가입금액은 3월 3천770억원에서 4월 4천946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점차 감소해 지난 7월에는 1천942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해지 금액은 3월 30억원에서 4월 97억원, 5월 153억원, 6월 319억원, 7월 418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있는 추세다.
박 의원은 이처럼 ISA 가입 해지가 늘고 있는 이유로 '저조한 수익률'을 꼽았다. 국민·기업·신한·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일임형 ISA 수익률(수수료를 제외한 후 투자자에게 온전히 돌아오는 수익)을 보면 출시 3개월 후 총 34 모델포트폴리오(MP) 중 12개 MP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0개 중 4개(고위험 2개·중위험 2개) ▲신한은행이 7개 중 3개 ▲기업은행은 7개 중 3개 ▲우리은행은 10개 중 1개의 MP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4개 시중은행의 ISA MP 중 32%에서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국민과 신한, 기업은행은 수익률이 1%를 넘긴 MP가 하나도 없었으며 우리은행도 최고 수익률은 1.38%(적극투자형 MP)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ISA 출범과 동시에 일임형 라이선스를 얻었기 때문에 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증권사는 MP 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리밸런싱(자산재분배)하면서 손실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을 찾아가지만 은행은 상대적으로 대처가 느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서민재산 증식에 도움을 주겠다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약속과 달리 ISA는 적금보다도 못한 초라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금융 당국의 계속된 실책으로 국민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ISA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성과는 임 위원장이 챙기고 책임은 은행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임 위원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금융위 수장으로 있으면서 안심전환대출, ISA, 고정금리 유도 가계부채 대책마련 등에 모두 실패, 서민을 위해 제대로 한 일이 없다”라고 질책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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