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미묘해진 가운데 지난 25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제11회 글로벌 경제고민 연례회의'에 참석,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와 황치판(黃奇帆) 충칭시장을 만나 협력을 다졌다.
정치적 현안과 상관없이 기업인 차원의 신뢰·협력과 이를 통한 비즈니스 성공모델이 필요하다는 지론 때문.
SK그룹 측은 "중국과 한국의 경제협력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철학"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급과 교류를 하면서 중국과 한국, SK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는 단초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과 중국이 정식 외교관계를 맺기 전인 지난 1991년, 고(故) 최종현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 'SK 베이징 사무소'를 개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겸하는 등 차기 상무위원과 차기 리더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SK하이닉스 충칭공장 공장을 유치하는 등 최태원 회장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쑨 당서기와의 면담도 이번 글로벌 경제고문 연례회에 참석한 30여 개 해외 기업 가운데 SK가 유일했다.
쑨 당서기는 글로벌 경제고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SK는 충칭시에게는 친구 같은 기업으로, 충칭시에 투자도 많이 하는 등 협력을 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과 7월, 각각 스타이펑(石泰峰) 장쑤성(江蘇省) 성장과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를 만나는 등 중국 네트워크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는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과 합작공장인 '중한석화' 설립 협상을 끌어내는 등 중국 내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총 투자비 3조3천억원 규모의 에틸렌 합작공장 중한석화는 SK의 성장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최 회장은 중국 외 중동의 주요 인사와도 교류를 확대, 성장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고 있다.
지난 5월, 자비르 무바라크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와 서울서 만나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인 KPC와 석유가스 및 에너지산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같은 달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란을 방문해 에너지와 정보통신 관련 정부부처 고위 인사들을 만나 자원개발과 정보통신, 도시 인프라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민간기업의 경제외교가 국가와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진정성이 네트워킹은 물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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