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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업체, 휴대폰 사업 겸업하는 까닭


국내 장비 업체 잇따라 진출 시너지 노려

[민혜정기자] 통신장비업체들이 휴대폰 사업과 시너지를 노린다.

삼성전자,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통신장비업체들도 스마트폰 출시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통신장비 회사는 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휴대폰 개발에 이점이 있다. 통신사에 장비나 휴대폰만 공급하는 것보다 협상력을 높일 수도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이 잇따라 스마트폰 출시에 나섰다. 이는 소비자용(B2C) 시장에 진출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사물인터넷(IoT) 공략에 고삐를 죄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산네트웍스로 알려진 다산그룹은 '토니노 람보르기니' 브랜드의 스마트 기기 사업을 시작한다.

다산그룹은 통신 장비 공급업체 다산네트웍스를 중심으로 성장한 IT 기업이다. 다산그룹은 연 5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초 다산그룹의 계열사인 '코라시아'를 통해 람보르기니 브랜드 IT 기기 유통 판권을 확보했다.

토니노 람보르기니는 고급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 창업자 페르치오 람보르기니 회장의 아들 토니노 람보르기니 사장이 1981년 설립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의류, 핸드백, 시계, 구두, 골프 용품 등의 제품이 있다.

다산그룹은 제품 기획·개발 등을 맡고, 생산은 외주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스마트 워치와 밴드는 올 연말께, 스마트폰은 내년 3월께 내놓을 계획이다.

남민우 다산그룹 회장은 "B2B 사업으로 수천억원짜리 기업을 일궜으나 더 키우는 데 한계를 느껴 B2C에 적극 진출하기로 방향을 바꿨다"며 "혁신적 발상을 제품화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신장비 회사 쏠리드도 지난해 팬택을 인수해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했다. 팬택은 지난 6월 '스카이 아임백' 폰을 출시하며 복귀를 신고했다.

쏠리드와 팬택은 해외 진출, IoT 등에서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데 장비와 휴대폰 사업을 같이 하면 통신사를 상대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모회사의 장비와 단말 사업을 같이 하면서 IoT에서도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장비업체서 세계 3위 휴대폰 업체로

글로벌 IT기업들은 통신장비와 휴대폰을 겸업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휴대폰 1위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T부문의 두축이 휴대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네트워크사업부다.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는 포기했지만 통신 특허만 약 6천건을 갖고 있다. '노키아' 폰을 출시할 대만의 폭스콘으로부터 브랜드 로열티도 받는다.

중국의 화웨이는 통신장비사업을 하다 2009년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휴대폰 판매 세계 3위까지 올라섰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 중 해외 판매 비중이 40%를 넘는 건 화웨이와 ZTE 뿐이다. 다른 업체들은 해외 판매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이는 화웨이와 ZTE가 제품력은 물론 장비사업을 하며 쌓아온 세계 통신사들과 유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국내에서도 장비를 공급하며 쌓아온 협력 관계로 LG유플러스를 통해 X3, Y6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홍주식 IHS 연구원은 "화웨이와 ZTE는 각각 유럽, 북미에서 브랜드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 두 업체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통신 장비 산업도 하고 있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치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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