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핀테크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가 보편화 되고 있지만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는 여전히 이용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에 걸맞은 새로운 인증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국내 대표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들이 출시된지 상당 시일이 지났지만 장애인, 노인 등 정보 소외계층이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수 1천600만명, 누적 거래 규모 2조4천억원을 돌파한 네이버페이는 비밀번호 재설정시 ARS(자동응답전화)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하도록 했다.
SMS(문자)인증이 금융사기의 주 용도로 사용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ARS 인증이 떠올랐지만 청각장애인 등은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줄곧 ARS 인증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었지만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에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톡톡'으로 고객센터에 연결해 이를 대체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다만 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해 시간에 제약이 있다는 단점이 남아있다. 이메일로도 인증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 '실시간' 인증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편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새로운 인증 방식 도입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용자들이 많이 쓰고 안전한 인증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데 공통적으로 쓰고 있는 인증이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시스템은 따로 마련돼있지 않다. 페이코는 최근 본인인증 완료 가입자 수 500만명을 넘었다.
페이코는 이메일로 아이디를 만들고 신용카드나 계좌번호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본인인증을 한다. 이때 휴대폰이나 아이핀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 비밀번호 재설정시에는 이 과정을 처음부터 반복하면 되며 따로 2차 인증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30만원 이상 고액 결제시 ARS 인증을 해야 한다. 이때문에 청각장애인 입장에서는 고액 결제를 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청각장애인을 배려하는 부분이 없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보안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고객 결제를 할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간편함도 중요하지만 결제 서비스 인만큼 보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입자 수 1천만명을 돌파한 카카오페이의 경우 ARS 인증이 아닌 SMS 인증 방식을 사용한다. 접근성을 위해 최근 음성으로 메뉴를 읽어주는 '보이스오버' 기능을 도입했지만 이 역시 귀로 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청각장애인들에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SK플래닛의 시럽페이만 고액결제 인증이 없다는 점, 2차 인증을 본인이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각지대가 최소화돼있다.
◆"새로운 '인증' 대안 필요" 목소리 높아져
간편결제 서비스의 장점은 절차를 최소화해 '빠르게' 결제를 하도록 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결제 플랫폼의 구역화, 다양한 인증 절차에 대한 부재 등은 여전히 해결과제가 되고있다.
기존 은행을 위주로 제공되는 금융서비스들은 그나마 스마트 비밀번호생성기(OTP), 보이는 ARS, 점자 ATM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대안이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인증'에 대해서만큼은 정부나 업계에서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대해 인색한 반응을 보인다.
일례로 국내 스타트업이 신용카드 본인인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카드터치(카드를 스마트폰에 접근)형 본인확인 서비스의 경우도 1년 넘게 정부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이용 사각지대가 생겼다"라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외계층을 함께 배려하는 다양한 안전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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