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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으로 막 올린 정기국회, 앞날 '캄캄'


우병우, 사드에 각종 청문회까지…'대선 전초전' 치열할 듯

[윤채나기자]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몸살을 앓았다.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대여(對與) 비판' 개회사에 반발하며 의사일정 보이콧에 돌입했고, 정 의장을 비롯한 야당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파행은 이틀만에 종료됐다. 본회의 사회권을 넘기라는 새누리당의 요구를 정 의장이 수용한 것이다.

추가경정예산안은 국민의당 소속인 박주선 국회 부의장의 사회 아래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정기국회 서두를 뜨겁게 달군 파행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여야 대치 전선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점은 향후 정기국회 뇌관으로 남았다.

◆'정세균 개회사' 사태가 남긴 쟁점은 무엇?

정 의장이 개회사에서 언급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은 일찌감치 여야가 갈등을 빚어 온 핵심 쟁점이다.

특히 우 수석 거취 문제는 여권에 민감한 사안이다. 각종 비리, 인사 검증 부실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자진 사퇴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야당은 정기국회에서도 우 수석과 청와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공수처 신설을 목표로 한 입법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공수처법 신설에 반대하는 새누리당과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우 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여부는 주목해볼만 하다. 야당이 운영위 차원에서 우 수석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새누리당도 우 수석의 출석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여야 대립 역시 가팔라질 전망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대표 체제 출범 후 사드 배치 반대 당론화 움직임으로 선회하면서 일찌감치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국민의당과 공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터다.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논란은 본예산 심의로 번질 전망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교육세를 분리, 누리과정 예산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에서 지원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어서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서별관 청문회' 등 쟁점 줄이어…여야 충돌 불가피

정기국회 초반 줄줄이 예정된 청문회는 또 다른 전장(戰場)이다. 5~7일 백남기 농민 청문회, 8~9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가 대표적이다.

야당은 지난해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백남기 농민 사건을 청문회에서 따지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 자리에는 여야 합의에 따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출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에선 대우조선해양 공적자금 지원 결정을 한 청와대 서별관 회의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핵심 증인으로는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출석하며 현직 관료 중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야당이 요구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증인에서 제외됐다. 다만 야당은 안 수석의 경우 운영위에라도 출석시켜 서별관 회의에 대해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야당이 추진 중인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관련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 쟁점이 수두룩한데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 정국이 시작되는 만큼 여야의 정국 주도권 경쟁이 어느 때 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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