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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신규 브랜드 론칭…여성복 시장서 경쟁


한섬·신세계인터, 여성복 브랜드 내세우며 하반기 시장 주도권 잡기 나서

[이민정기자] 패션업계가 신규 브랜드 론칭 및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하반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형 패션업체들이 여성복 브랜드를 내세우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은 신규 여성복 브랜드 '래트 바이티(LÄTT BY T, 래트)'를 론칭했다. 한섬이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지난 1997년 여성 캐주얼 브래드 'SJSJ' 이후 약 20년만이다.

한섬은 최근 2년간 잡화(덱케), 라이프스타일(더캐시미어) 등 새로운 복종에 진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섬이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여성패션 시장에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 그동안 한섬은 대표 브랜드인 '타임'을 독립사업부로 확대한 이후 지난해부터 타임사업부 내 신규 브랜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

주요 제품별 가격대는 원피스류 40만~70만원, 아우터류 30만~80만원, 다운(패딩)류 60만~150만원, 코트류 70만~120만원대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래트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연내에 총 10개의 매장을 주요 백화점에 전개할 계획이다. 한섬은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오는 2020년까지 래트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타임, 시스템과 같이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 한섬의 신(新)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한섬 관계자는 "론칭한 지 20년이 넘은 여성 브랜드들에 대한 세대별 선호 브랜드가 나뉘는 것을 보완하는 한편 여성복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전 연령대가 선호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며 "'2018년 매출 1조' 목표를 달성해 가기 위해 래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의류 분야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는 9월 1일 신규 브랜드 'V라운지'를 론칭한다. V라운지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문 슬로 패션 브랜드로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과 고급 소재로 만들어 오래 입을 수 있고 장소의 구애를 적게 받아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원마일웨어가 집과 집 근처에서 입을 수 있는 옷을 의미한다면 V라운지는 일하는 옷, 자는 옷, 회사 가는 옷, 쉬는 옷의 경계를 허물었다. 일할 수 있으면서 운동할 수 있고 집에 있으면서 여행도 갈 수 있는 옷을 추구한다.

주요 제품의 가격대는 니트 원피스 20만원~30만원대, 카디건 30만원~40만원대, 팬츠 및 스커트 20만원~30만원대, 스웨터 20만원~30만원대 등으로 V라운지는 9월 한 달간 신세계, 롯데 현대, AK,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에 총 12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백관근 여성복사업부장은 "화려한 디자인이 인기를 끈 후에는 단순한 디자인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처럼 최근 패스트패션이 인기의 정점을 찍으면서 슬로 패션이 주목 받고 있다"며 "V라운지는 집 꾸미기, 집 밥 등 집과 관련된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지는 브랜드인 만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냇날의 자회사 신세계톰보이가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는 내년 론칭 40주년을 앞두고 '스튜디오 톰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매출 2천억원 달성을 위한 도약을 시도한다.

지난 1977년 설립된 톰보이는 국내 여성캐주얼 브랜드 1세대로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실적 악화와 부도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브랜드다.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된 후 매출액이 ▲2012년 190억원 ▲2013년 405억원 ▲2014년 650억원 ▲2015년 86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올해 9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신세계톰보이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스튜디오 톰보이의 매출을 내년 1천200억원, 2020년까지 2천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스튜디오 톰보이는 브랜드 헤리티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로고부터 브랜드 콘셉트, 제품 라인, 매장 인테리어, 광고캠페인 등 모든 것을 재정비했다. 상품구성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가격대에 따라 아틀리에 라인, 스튜디오 라인, 에센셜 라인, 액세서리 라인, 키즈 라인 등 다섯 가지로 확장했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50평~100평 이상의 대형매장으로 운영되며 첫 번째 매장은 오는 9월 1일 신세계백화점 김해점에 오픈하고 이후 스타필드 하남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잇달아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기존 톰보이 매장의 점진적인 리뉴얼과 함께 신규점 오픈까지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간다.

고광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는 "소비자들의 취향은 빠르게 변하고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자 한다"며 "스튜디오 톰보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우리나라 여성캐주얼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섬·신세계인터, 2분기 호실적 기록…하반기 성적 기대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분기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섬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한 1천452억원, 영업이익이 102.5% 오른 8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2천360억원, 영업이익이 104% 증가한 75억원을 기록했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섬은 기존 브랜드이 선전하며 매장 확대 효과를 상회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 브랜드인 '타임'과 '랑방콜렉션'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스템'과 남성복은 매장 확대와 라인업 추가 효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20%대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기둥이라 볼 수 있는 해외패션 부문의 회복이 고무적"이라며 "국내패션 부문은 여성복, 캐주얼 매출 호조에 기반한 견조한 외형 성장과 브랜드 '살로몬' 철수에 따른 손실 제거로 흑자전환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섬의 경우 시스템, 모덴 등 기존 브랜드들의 라인업이 추가될 것이며 F/W(가을·겨울) 시즌 신규 여성복 브랜드 론칭이 한섬의 외형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세계톰보이는 지난 2분기 매장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견조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리뉴얼을 통한 체질 개선과 매장 확대 효과가 만나 하반기에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민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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