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3년 2개월여 만에 '죄의 짐'을 덜어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병중에도 임직원들에게 그동안 믿고 기다려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 회장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16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10분께 직접 전 계열사 사내 게시판에 'CJ人(인) 여러분!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 회장은 특별사면을 받기까지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한편, 그동안 성장이 정체돼 있던 CJ그룹의 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 준 모든 CJ인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그 동안 회사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저에게 지난 3년은 육체적, 심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회사와 CJ인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들이 너무 그립지만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관계로 저는 당분간 몸을 추스르는데 전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해 저와 여러분의 땀이 깃든 CJ를 위해 다시 정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지금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사랑합니다"는 인사로 글을 마무리한 이 회장은 검찰에 구속되기 전까지 종종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검찰수사 개시 직후인 지난 2013년 6월 초에는 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 중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말로 검찰 수사에 응할 것을 알리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리더인 제가 여러분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힌 점 정말 가슴 깊이 사죄한다"며 "여러분이 받은 상처와 아픔은 가슴 속에 간직하고 두고두고 갚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검찰에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 상고심에서 징역 3년,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과 함께 벌금 252억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재상고를 했던 이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그동안 구속집행정지를 10여 차례 연장하며 서울대병원에서 치료에 전념해오다 지난달 재상고를 포기하고 형을 확정, 형집행정지를 곧 바로 신청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한 달여만에 광복절 특사로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번에 '자유의 몸'이 된 이 회장은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과 국민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사내 게시판에 이 회장의 글이 올라오자 CJ그룹 내 분위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구속 후 그가 주도했던 그룹 차원의 투자 전략과 의사결정 구조가 한 순간에 공백 상태에 빠지면서 모든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또 총수 부재의 비상 상황에 놓이면서 그동안 인사도 소폭으로 이뤄져 내부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날 이 회장이 글을 올리자 임직원들이 '돌아와서 고맙다',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이 회장이) 그리웠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며 "모두 이 회장의 글을 반기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사면된 후 지난 15일 서울 장충동 자택에 있는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병문안을 다녀오며 첫 외출에 나섰다. 앞서 지난 14일 아버지인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기일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으며 현재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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