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은기자] 종이 없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각종 계약을 맺을 수 있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최근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에 전자문서가 확대 적용되면서, 문서의 디지털화 바람이 거센 것.
기존 전자문서는 종이문서를 대체하는 기록물 저장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처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처리할 수 있게 돕고, 종이문서의 출력·보관·관리에 따른 불편함도 개선할 수 있는 것.
특히 정부가 전자문서 확산에 의지를 보이고 있고, 해외에서도 전자문서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해외 프로젝트 진행도 활기를 띠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문서가 금융권의 전자청약시스템 등은 물론 현장점검 시스템 관리, 고용계약서, 전자영수증 등에 적용되는 등 일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자문서 이용이 가장 활발한 곳은 금융권이다. 보험상품 소개부터 전자서명을 통한 보험 계약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전자청약 시스템'이 업계 내 자리 잡은 것. 은행 계좌 개설과 금융 투자 상품 계약을 전자문서로 진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장점검·근로계약서·영수증 등까지 적용 확대
최근에는 현장점검 분야에도 전자문서가 활용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등은 시설 점검 시스템, 기기정도 검사에 전자문서 솔루션을 적용했다.
기존에는 검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서류로 작성,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전자문서 구축 뒤 이의 개선에 따른 업무 효율 제고, 종이 사용 절감 등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가령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구인공고 내용을 토대로 근로계약서를 자동 생성하고 스마트폰, PC에서 전자서명할 수 있도록 한 '전자근로계약서' 이용도 늘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이 지난 1월 전자근로계약서를 도입한 결과, 시행 5개월 만에 총 15만건의 전자근로계약서가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근로계약서가 청년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고용노동부가 나서 전자근로계약서 확산을 추진하고 나설 정도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종이영수증을 전자영수증으로 발급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전자문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블루투스 및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전자영수증 발급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 중이며, 발급 프로세스 등을 개선해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정부 지원금 3억원이 투입됐으며, 내년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예산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KISA 전자거래진흥팀 관계자는 "전자영수증을 발급하면 종이영수증으로 낭비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며 "종이영수증과 함께 개인 거래정보가 버려지기 쉬운데, 전자영수증으로 이를 빅데이터로 축적하면 고객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전자문서 활용 '눈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자문서 관련 해외 비즈니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전자문서 전문 업체 포시에스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자문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엘리베이터 전문 업체 코네(KONE)에 현장점검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싱가포르 현지 건설사와 협력, 작업인력 관리 서비스를 전자문서로 해결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를 겨냥, 냉난방기 등 시설 관리에 활용할 전자문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 외 몽골, 일본 등에서도 전자문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 관계자는 "전자문서와 관련한 응용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나오고 있고, 외국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중국에서도 전자문서 관련 비즈니스 솔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기록에 관심이 많은 중국에서 전자문서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달 서울 코엑스에서 전 세계 기록관리 전문가들이 모이는 '세계기록총회'가 열린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전자문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확대되고, 전자문서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성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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