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지난해 10월 발생한 '디젤게이트' 여파에도 승승장구하던 폭스바겐의 판매에 급제동이 걸렸다. 폭스바겐 여파로 인해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한달 간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각각 425대, 1천504대가 팔렸다. 직전달과 비교해 판매량이 76.8%, 46.5% 급감했다.
환경부의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에 앞서 아우디폭스바겐이 지난달 25일부터 자발적 판매 중지에 돌입한 영향이 크지만, 지난해 디젤게이트가 터진 이후 한국 시장에서 아우디폭스바겐이 보인 행태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철저히 등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젤게이트 이후에도 올 상반기 베스트셀링 모델로 이름을 올리며 4천대 이상 팔렸던 티구안 역시 이달 베스트셀링 톱 10 순위권에서 배제됐다.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7월 한달간 137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대중적인 이미지로 한국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폭스바겐의 판매가 급감하자 전체 수입차 판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7월 수입차 판매는 총 1만5천7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직전달 대비 32.9% 판매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전체적인 판매 하락의 이유를 폭스바겐 여파와 더불어 7월부터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푸조·시트로엥을 제외한 전 브랜드의 7월 판매량은 직전달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다.
◆폭스바겐 판매 위축 이제부터…반사이익 존재할까?
지난 2일 환경부가 아우디폭스바겐 32개 차종 8만3천대에 대해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아우디폭스바겐은 해당 차종의 재인증을 받기 전까지 판매가 더욱 위축될 상황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폭스바겐 여파에 따라 브랜드별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월 국내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비(非) 독일계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5.9%, 31.1%가 늘었고, 볼보자동차 역시 44.3%의 판매 상승을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인 렉서스와 토요타, 혼다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16.3%, 3.8%, 4.8%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가별 점유율을 살펴봐도 독일 브랜드가 64.2%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반면, 영국과 스웨덴, 일본 브랜드는 각각 34.5%, 26.7%, 17.4% 점유율이 증가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여파에 따라 일부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면서 "경기가 위축되고 올해 수입차 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폭스바겐 여파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을 해온 만큼 여러가지 부작용도 함께 드러나는 것 같다"며 "이제는 내실을 다지면서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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