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들이 TV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친박계 후보들은 비박계의 단일화를 비판한 반면, 비박계 후보들은 친박계의 총선참패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정현·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 의원 등 5명의 당대표 후보들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 경선 2차 TV 토론회에서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특히 친박계 이주영 후보는 비박계 정병국-김용태 후보의 단일화 문제를 거론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에게 "비박 단일화는 화합과 혁신으로 당의 새 출발을 바라는 분들과 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이것이야말로 반혁신이 아니냐"며 "친박 패권이 안 된다고 하면서 자신은 편 가르기를 하는 자기모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에는 계파가 없다. 오로지 친박이다. 비박은 친박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이라며 "제가 김용태 의원과 단일화를 한 것은 혁신 세력이 합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주영 후보도 혁신 대열에 동참한다고 한다면 단일화할 수 있다"며 친박계를 반혁신 세력으로 규정했다.
◆개각·우병우 사퇴 등 현안에서도 계파 달랐다
비박계 정병국·주호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대폭적인 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그 외 3명의 친박 성향의 의원들은 반대하고 나섰다.
비박계 주호영 의원은 "지금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장기간 근무한 장관에 대해 대체해야 하고 민심 수습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당한 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범박계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은 "언론에서 개각돼야 할 장관 숫자가 3~4명 정도"라며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에서 적정 수준의 개각이 필요하다"고 다소 완화된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정병국 의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즉각 사퇴해야 한다. 대통령을 모시는 참모가 대통령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며 "본인이 억울하다면 사퇴한 이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주영 의원은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다. 단순히 비판을 갖고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현재 특별감찰관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우 민정수석 본인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판단으로 사퇴해야지 밖에서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비박계는 4.13 총선 참패 이후 새누리당에 가장 필요한 것이 '계파 청산'이라고 강조한 반면, 친박계는 '정권 재창출'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 4.13 총선 패배의 원인은 친박계의 갑질과 공천 파동 때문"이라며 "이러한 문화를 청산하지 않으면 국민은 정치권으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주영 의원은 "강력한 대선후보를 만들어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장과 전직 당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영란 대법관은 물론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까지 모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 역시 "선진국의 사례를 봤을 때 일만 잘하는 정치인으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정책을 국민에게 잘 설득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낼 정치지도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당대표가 되면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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