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여야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특히 야당은 사드 배치의 실효성과 안전성을 비롯해 결정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점,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국가의 보복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맞선 여당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사드 괴담'으로 규정하며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 측 첫 질의자로 나서며 포문을 열었다.
설 의원은 "사드 배치로 동북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굳어져 군비경쟁이 가속화되고 결국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만 높이게 될 것"이라며 "사드는 북핵위협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 미국의 동북아 전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은 "중국의 경제 보복이 없을 거라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며 "중국은 자국에 피해가 될 경우 경제 보복을 해왔다. 이러한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강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사드의 실효성을 집중 문제 삼았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휴전선에서 장사정포가 서울을 향해 불을 뿜는 순간 모든 것은 끝이 난다"며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 역시 "대한민국 인구와 경제시설 대부분이 있는 수도권을 방어하지 못하는 사드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에겐 어떤 설명도 없이 밀실에서 졸속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고 "사드는 우리 경제·외교·군사 안보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의 재정이 드는 문제인 만큼 정부가 국회의 비준을 요청해야 한다"고 결정 과정을 비판했다.
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가 지역구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역시 졸속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제가 사드 배치 지역이 어딘지 수차례 문의를 했고, 발표 전날인 12일 저녁 예산결산위원회에 가서 물었을 때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며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고 한 장관을 추궁했다.
◆與·정부 "국가 안보 사안에 괴담 안돼", 사드 불가피성 강조
여당과 정부는 사드로 인한 괴담이 회자되고 있다며 국론분열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례를 들며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에서는 핵미사일을 가지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대응무기를 배치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며 "이래서 과연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제1야당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육군 대령 출신의 이종명 새누리당 의원 역시 야당의 공세를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한 장관과 함께 전자파를 몸으로 시험하겠다고 밝히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비대칭 전략은 '굳건한 한미동맹'"이라며 "이번 사드 배치 논란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안보 불감증에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국가이익이 아닌 각자의 입맛에 맞게 해석해 사드 문제가 각종 괴담과 오해, 불신만 난무하고 있다"며 "국가 안위를 위한 일에 불신, 괴담,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야당 측 주장을 반박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의원 역시 "사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억측과 루머가 우리 사회 전반에 유포되고 있으며, 주변 강대국에 대한 관성적인 의존 심리와 두려움이 사드 배치를 두고 좌고우면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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