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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겁해" 더민주 사드 대치 격화


문재인 업은 반대파, 김종인에 직격탄…가팔라지는 대치전선

[윤채나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대치전선이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반대론을 펴 온 강경파들이 김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파열음이 연일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한 직후 "찬성이냐 반대냐 따져야 할 차원을 넘어서 버렸다"며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혔고 14일 현재까지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내에서 '반대 당론' 채택 요구가 불거지고 국민의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이 공조를 외쳤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국민투표, 국회 동의 주장에도 모두 반대했다. "수권을 하겠다는 정당이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이 이야기하는 식으로 똑같이 갈 순 없다"는 게 김 대표의 메시지였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더민주를 수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안보 이미지 강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론 분열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12일 비공개로 열린 더민주 의원 간담회에서 반대론자들의 반대 당론 채택을 요구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김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 기조가 유지된 것도 이러한 신중론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날 더민주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 배치 재검토', '국회 동의', '주한미군주둔협정(SOFA) 개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문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계기로 당 지도부 기조에 따르는 듯 했던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김 대표가 "문 전 대표 발언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나", "사드를 재검토하라고 한다고 그게 재검토가 되겠느냐" 등의 발언으로 응수한 것은 반대론자들을 더욱 자극한 셈이 됐다.

실제 안민석 의원은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 "제1야당이 국민의 생존권과 국운이 걸린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와 찬성도 반대도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건 참으로 부끄럽다"고 김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 의원은 "전략적 모호성은 제1야당으로서는 대단히 비겁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으로는 지지자 뿐 아니라 중도층에게까지 실망감을 안겨드리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간 노선 투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대표가 우상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 사드 대책 기구에 논의의 전권을 넘긴데다 문 전 대표도 '반대'가 아닌 '재검토'로 수위 조절을 한 만큼 당장 확전은 피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윤채나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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