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LG전자의 백색가전·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가 올 2분기에도 '융복합 전략'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올 2분기 4천억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H&A사업본부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천65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 호조로 수익성이 양호한 가운데 에어컨의 성수기 효과가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진 사장, 다양한 기능 결합한 '프리미엄 융복합 가전' 수요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융복합 가전'의 수요를 창출한 것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융복합 가전'의 개념을 "하나의 가전제품이 두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는 단순한 결합을 넘어서, 고객들의 생활을 연구하고 사용환경을 조사한 것을 기반으로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치를 결합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융복합 사업전략을 추진하면서 고수익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의 대표적인 융복합 가전으로는 ▲얼음정수기냉장고 ▲의류관리기 '듀얼 스타일러' ▲세탁기 '트윈워시' ▲청소기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 등이 꼽힌다.
LG전자의 융복합 가전의 효시는 지난 2013년 출시된 '얼음정수기냉장고'로, 얼음정수기와 냉장고를 결합한 제품이다. 조 사장은 이 제품을 "냉장고는 단순히 음식을 보관하는 가전이라는 기존 개념을 진화시킨 제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절약'이다. 정수기와 냉장고를 따로 쓸 때보다 전기료, 구입 비용을 모두 줄여준다. 또한 정수기가 냉장고가 한몸이 됐기 때문에 주방의 여유 공간이 획기적으로 넓어진다. 특히 냉장고에 적용된 정수기 크기는 기존 정수기 제품 크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는 한 번만 입고 세탁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양복, 블라우스, 교복 등의 의류을 항상 깨끗하게 관리해 준다. 이 제품은 ▲세탁기의 스팀 기술 ▲냉장고의 온도관리 기술 ▲에어컨의 기류 제어 기술 등 주요 가전의 핵심기술을 모두 담고 있는 융복합 가전이다.
특히 '듀얼 스타일러'(모델명: S6RDB)는 4인 이상의 가족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용량을 2배로 늘린 제품이다. 양문형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의 듀얼 스타일러는 양쪽에 각각 4벌(상의 3벌, 하의 1벌)씩 총 8벌의 옷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이 제품에는 제습 기능 또한 탑재돼 공기중의 수분을 하루에 10리터까지 제거한다.
'트롬 트윈워시'는 LG전자가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인 '트롬 미니워시'를 결합한 형태의 제품이다. 세탁기 두 대 가운데 한 대만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두 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하단 트롬 미니워시는 별도로도 판매되며, 기존 LG 드럼세탁기(15kg 이상)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세탁기 1대 공간만 차지하기 때문에 공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두 번 세탁할 필요 없어 세탁 시간이 대폭 축소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청소기 테스트' 위해 집무실 마룻바닥으로 바꿔
LG전자가 지난 5월에 강력한 먼지 흡입과 물걸레질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 무선 청소기를 출시했다.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는 핸디형과 스틱형을 결합한 핸디스틱 무선 청소기에 물걸레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청소기 흡입구가 강력한 힘으로 먼지를 흡입하면, 흡입구 바로 뒤에서 물걸레 키트가 미세먼지까지 깨끗하게 닦아준다.
조성진 사장은 최근 집무실 내 청소기 사용성 테스트를 위해 카펫 대신 마룻 바닥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실제 조 사장은 직접 집에서 시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접 청소를 해 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눈에 보이는 찌든 때를 닦기 위한 보조 걸레 아이디어도 조성진 사장의 아이디어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와 개발진에게 샘플을 주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형 평형대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공간효율을 중시하는 주거환경 트렌드가 생겼고, 이것이 융복합 가전의 인기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 주방가전이 다양화되고 개방형 주방구조가 확산 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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