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24일 제5차 전원회의를 마쳤지만 업종별 임금 차등 적용과 임금 지급 단위 문제에서 노사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며 소득 없이 끝났다.
16시간에 걸친 밤샘 회의에서는 이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지은 다음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각각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문제가 된 안건들의 합의가 무산되면서 임금 협상도 덩달아 좌초됐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27일과 법정 제출 시한인 28일 연달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사는 시한 준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면 정부 측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5차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각자가 내세우는 핵심 안건에서 물러나지 않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사용자측이 주장하는 동결안, 노동자측이 주장하는 1만원안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이들 안건의 합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갈등으로 인해 제시안 제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사용자측 관계자는 "우리는 (노동생산성에 따른) 업종별 임금의 차등 적용을, 노동자측은 월급으로의 임금 단위 기준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며 "지난 4차 회의 때 이 두 가지가 합의된 후에 최저임금 최초제시안을 내기로 되어 있었지만 노측은 합의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최초제시안을 제출하려다 공익위원들에게 제지됐다"고 말했다.
노동자측 관계자도 "우리가 시급 결정에 주당 40시간 기준으로 환산된 월급을 병기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사측의 차등 적용을 주장하는 부분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사측의 임금 차등 적용론은 청년들이 서비스 직종에서 생계형으로 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견해차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 올해도 법정 제출 시한 넘기나
주요 안건에 대한 합의가 단기간에 진전될 여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노사 양측은 법정 제출 시한을 넘겨 회의를 장기간 이어나가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사측 관계자는 "최저임금 협상이란 것은 항상 '막판'까지 온다"며 "법정 시한을 지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오는 7월 초에서 중순에 정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노측 관계자도 "합의가 쉽지 않아 월요일과 화요일에 밤을 샐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며 "거의 매년 노사 양측에서 회의에 단체로 참석하지 않는 전술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해는 어떨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같은 답보 상태에서 정부 측은 시한을 넘겼다고 해서 최저임금 합의에 제재가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여론의 기대치에 따라 필요하다면 표결 처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측 관계자는 협상 시한을 넘기는 부분에 관해 "28일이라는 기한은 선언적·훈시적 규정이기 때문에 기한을 넘겼다고 해서 의결 사항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사의 협상이 기한을 넘길 지의 여부와 협상 결과가 어떤 금액으로 나올 지는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표결 처리에 관해서는 "국민들이 내년 최저임금을 궁금해 하시기 때문에 합의를 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투표로 넘어갈 수 있다"며 "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온다면 27명의 위원이 과반 투표에 들어가지만 위원들이 각기 다른 기관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같은 사측 위원이라도 각자 조금씩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원갑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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