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체제 개편이 기업공개(IPO) 활성화·유동성 확대 등을 불러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1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개편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예신 애널리스트는 "9월 정기 국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거래소 지주회사 주주들의 상장 차익 처리 등 선결 과제 해결 후 빠르면 내년 IPO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거래소 상장 및 인수합병은 글로벌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될 경우, 거래소 내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시장은 물적 분할을 통해 거래소의 완전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다.
그는 구조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은 "독점적 지위 탈피에 따른 시장 경쟁력 확보"라며 "상장 단계까지 추진하려는 이유는 각국 거래소 간 지분교환 등을 통해 세계 거래소 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세계 주요 거래소가 활발한 상장 및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IT 발전과 함께 북미와 유럽에서 이미 2000년대 초부터 거래소 상장을 시작했다.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의 15개 거래소 중 중국·스위스를 제외하고 모두 상장됐거나 추진 중이다. 상장 거래소 약 74%에 시가총액이 집중돼 있고 글로벌 거래소 수입 중 80%를 상장거래소가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특히 일본거래소그룹(JPX)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JPX는 아베 총리의 금융 개혁 일환으로 지난 2013년 1월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가 통합하며 출범했다.
JPX 상장 후 현물 거래대금은 60%, 선물 거래량은 32% 이상 급증했고 IPO 건수는 거래소 상장 전보다 7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증시가 활성화됐다는 설명이다. 도쿄주가지수(TOPIX)가 2년간 80% 이상 상승한 것도 '거래소 상장 효과'라고 이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그는 "외감 대상 기업 중 600여 개가 코스피 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9천여 개가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나 상장 유치 부족으로 실제 상장 건수는 2010년 이후 평균 50건에 불과하다"며 한국거래소 구조 개편을 통해 IPO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어 "거래소 수익구조 다변화 시 투자 대기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에 약인 만큼 거래소 구조 개편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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