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당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내용의 지도부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계파 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당 대표 후보자가 전당대회에서 낙선하더라도 최고위원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분리 선출하면서 지도부에 입성할 수 없다. 이로써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은 후보들은 조기에 포기하고 결국 계파의 핵심 주자 간 맞대결 구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오는 8월 9일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하면서 당권 주자들과 주변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현재 친박계 최경환 의원(4선·경북 경산), 비박계 정병국 의원(5선·경기 여주, 양평)이 각각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3선·전남 순천), 이주영 의원(5선·경남 창원, 마산, 합포), 원유철 의원(5선·경기 평택갑),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을)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다자구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실세' 최경환, 교통정리 하고 당권 잡나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핵심은 친박계 핵심실세인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다. 최 의원은 총선 패배 이후 책임론이 불거짐에 따라 전대 불출마 의사를 피력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을 위해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 의원이 출마를 결정할 경우 당내 주류세력인 친박계의 지원으로 당권을 수월하게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의 원인을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최 의원에게 돌리고 있어 최 의원은 이러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일반국민 여론조사 투표 결과도 반영돼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더욱이 계파 간 맞대결 가능성이 큰 당 대표 경선에 다수의 친박계 후보가 출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이정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새누리당 당 대표에 호남 출신이 당선된다면 그 자체가 정치 개혁이고 새누리당의 대변화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출마를 암시했다.
이 밖에도 친박계 후보로 이주영, 원유철, 홍문종 의원 등도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친박계 내부에서는 최 의원으로 후보 단일화를 통해 표의 분산을 막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친박계 후보 간 교통정리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병국, 비박계 열세 극복 가능할까
반면 비박계에서는 최 의원의 대항마로 정병국 의원이 꼽히고 있다. 그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라 불리는 원조 소장파 멤버로, 혁신 이미지를 강점으로 신임 사령탑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비박계는 원내 지분에서 122석 중 40여 석에 불과해 수적 열세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비박계 내부에서는 80여 석의 친박계 세(勢)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다른 친박계 당권 주자들은 대부분 영남 출신이지만, 정 의원은 경기 양평 출신이다. 새누리당은 영남권 선거인단 비율이 수도권보다 높다. 2014년 7·14 전대 때 영남권 선거인단은 7만9420명이었고, 수도권은 7만1149명에 그쳤다.
또한 정 의원은 김무성계와 유승민계, 남경필·원희룡 지사 등 나뉜 비박계 의견을 모아야 하는 처지다. 최근에는 김 전 대표와 두 지사를 차례로 만나 '지지'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그동안 정 의원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게 룰(rule)이 바뀌면 출마를 피하지 않겠다"고 얘기해왔다. 지도체제 개편 방향이 지난 14일 발표된 만큼 정 의원은 오는 주말쯤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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