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기존 1조8천500억원에 추가로 3조4천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놨다. 총 5조3천억원 규모다.
대우조선해양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8일 이 같은 추가 자구계획안을 발표하고, 수주 절벽 등 최악의 경영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년 10월 정상화 지원 방안을 수립한 이후 극심한 수주 절벽이 지속되는 등 대내외 경영 여건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추가 자구계획의 목적은 과거 수주 실적(2011~2015년 평균 수주 123억달러) 대비 50~70% 수준의 신규 수주, 매출 규모 10조원 미만에서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물적·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2011~2015년 평균 매출은 13조1천억원이었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설비, 자회사 등 생산요소를 과감하게 축소하고, 기업 문화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보상체계(성과연봉제와 직무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하고 임직원 임금 20%를 반납해 직영인건비도 30% 이상 절감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선업 최초로 성과연봉제(사무기술직)와 직무급제(생산직)를 도입해 성과와 직무난이도 중심의 보상체계를 수립해 이익이 날 경우에만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또한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하고 서울 본사를 옥포로 즉시 이전해 야드(야외 선박 제조 현장)로 모든 경영활동을 집중하기로 했다.
생산 능력도 30% 축소한다. 이를 위해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2기를 매각해 기존 7개 도크를 5개로 축소 운영하며, 모든 비영업용자산을 신속하게 매각해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조선업 본업과 관련된 곳에 투입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와 함께 특수선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하고 전략적 투자자 유치 또는 주식시장 상장(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할 계획이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생산방식의 특수성 및 보안상 이슈로 이미 상선 및 해양부문과는 분리 운영 중이며,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사업부문의 역량을 고려할 때 분할 및 독자 운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삼정회계법인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현재의 경영 악화 상황에서도 추가 자구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할 경우 기존 지원 방안에 의한 정상화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계획 대비 신규 수주가 50% 수준으로 축소(2016년 약 60억달러)된다 하더라도 신규자금 미집행분 1조원을 지원하는 경우 유동성 문제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어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 10조원 수준으로의 연착륙과 총 5조3천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 이행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은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기존 정상화 방안과 마찬가지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신규 발급과 시중은행들의 금융거래 유지 동참이 필수적"이라며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수주절벽 장기화 대비한 비상대비책도 준비
한편 수주절벽이 2018년 이후까지 3~4년간 장기화되고 해양플랜트 인도 관련 리스크가 발생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대우조선해양은 자구계획과는 별도로 비상시 대비방안(Contingency Plan)을 마련했다.
2016년 신규 수주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수주액(2009년 36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하고 시황 회복이 2~3년 지연되는 등 조선업 경영환경 악화가 고착화될 경우, 이는 대우조선해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조선업 생존 자체의 문제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를 대비해 회사는 추가 자구계획과는 별개로 즉각적인 인력 추가조정, 임금 삭감 등의 조치를 포함한 비상대응방안을 준비 중에 있으며, 최악의 경영 상황이 예상되는 시점에 단계별로 신속하게 이행해 선제적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추가 자구계획 수립과 정상화 가능성 재점검 결과를 토대로 회사가 위기 상황 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 및 추가 자구계획 조기 실행으로 엄혹한 경영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도록 내부 체질 개선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기수립한 경영정상화 지원 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현장 밀착 경영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경영관리단과 함께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이원갑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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