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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신동빈 회장, '신영자 쇼크' 돌파구 찾을까


호텔롯데 상장, 다음달로 연기될 듯…홈쇼핑·마트 이어 면세까지 '위태'

[장유미기자] 오너일가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여러 악재를 겪으며 몸살을 앓고 있는 롯데그룹이 이번엔 '신영자 쇼크'로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투명경영'을 앞세워 이달 29일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하려 했으나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의 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이 터지면서 결국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

또 신 회장은 롯데홈쇼핑 영업정지 사태, 롯데마트 가습기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아직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데다 이번 일까지 겹치면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부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7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 결과 상장 예정일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또 신규 상장 일정과 조건은 이날 오후 4~5시께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일로 호텔롯데는 지난 6일부터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자금조달 설명회를 진행하려고 했던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호텔롯데는 당초 6일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시작으로 수요예측(15~16일), 청약(21~22일)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호텔롯데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검찰이 지난 2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해 신 이사장의 자택과 호텔롯데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신 이사장이 정 대표와 그의 브로커였던 한모씨로부터 수십억원의 뒷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장 전 검찰수사 등 중요한 변화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협의를 해야 하지만 휴일이 있었던 만큼 협의할 수 없었다"며 "상장은 다음달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명경영' 발목잡힌 신동빈, 신영자 임원 해임 '초강수' 둘까

신 회장은 지난해 8월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기업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은 '투명 경영'을 위한 핵심 실천 과제로, 신 회장은 올 상반기에 반드시 완료하겠다고 강조하며 속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누나인 신 이사장의 로비 사건으로 호텔롯데 상장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결국 신 회장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이번 면세점 입점 로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난해 특허를 상실한 월드타워점의 신규 특허 획득 취득도 물거품이 될 상황에 놓였다.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에 달한다"며 "이번 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올해 말 특허 취득에 또 실패하게 되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하락과 공모 규모 축소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조만간 신 이사장의 등기임원 해임 등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각 계열사 이사회에 자신을 해임할 수도 있을 만큼의 막강한 권한을 줬다고 강조하며 투명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 신 이사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회장 사이에서 갈등하다 최근 신 회장의 편에 서며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 혐의가 사실일 경우 앞으로 임원 유지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건설, 부산롯데호텔,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롯데리아, 롯데복지재단·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롯데복지장학재단) 등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중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 3개사에서 지난 한 해 동안 32억6천80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일가라도 비리에 연루되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며 "신 회장이 가족과 경영 분리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일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여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전에 각 계열사별로 신 이사장의 등기임원 해임을 서두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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