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모바일 등 금융플랫폼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의 감독법규 기준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7일 은행회관에서 '금융플랫폼 변화 관련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워크숍에서 이 같이 발언했다.
은행 및 핀테크 업체, 금융결제원·코스콤 등 전자어음 플랫폼 업체 등 약 300여명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에서는 최근 급변하는 금융플랫폼 변화에 따른 금융회사 감독방향과 함께 금융플랫폼을 활용한 중소기업 자금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은행산업에서 기능적 차원에서는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일어나고 있다"며 "은행의 기능이 와해되고 재정립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의 간편송금, 개인간(P2P) 금융과 크라우드펀딩 등 최근 들어 급속히 진전된 테크놀로지와 금융의 융합과 발전은 '금융플랫폼의 근본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 원장은 "최근 은행산업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적극적 수용, 그리고 금융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인증, 채널, 상품으로 이어지는 모든 업무 과정에서 금융플랫폼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플랫폼은 계좌이며 이 계좌를 기반으로 각종 여수신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오프라인 중심 채널의 효율적인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금융플랫폼이 진화할수록 고객층의 롱테일 현상(다품종 소량 상품 선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채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탄력근무제, 특화영업점, 성과연봉제 등 인력과 영업점 운영 전략을 효율적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채널의 개방과 융합 역시 금융 플랫폼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 원장은 "거래비용을 낮추는 창의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내부 플랫폼의 구축과 확장뿐만 아니라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와 협업을 추진해 효율성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가 SNS 등의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마련하거나 금융회사가 ICT 기업이나 통신, 유통, 제조 등 비금융기업과 제휴하는 방안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됐다.
진 원장은 "감독당국에서도 비대면 실명확인, 모바일뱅킹 확대 등 금융플랫폼 변화를 반영해 오프라인 중심의 현행 감독법규 기준 등을 적극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감독당국 스스로의 디지털리스크 감독역량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디지털리스크 상시감시지표를 개발해 신규 위험요인 발굴, 정보유출 사고 예방과 대응조치 마련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공급망 금융 활성화 아이디어 나타날 전망
한편 진 원장은 "은행, 코스콤 등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주도로 공급망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소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망 금융이란 물품을 생산·공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운전자금을 공급자에게 보다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어음, 전자어음, 외상매출채권 등을 말한다.
지난달 19일 전자어음 분할 허용, 전자어음 최장 만기가 3개월로 단축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전자어음 의무발행 대상기업도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발행액이 470조원대로 성장한 전자어음시장을 어떻게 금융플랫폼에서 수용·발전시킬지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진 원장은 "전자어음 유통 플랫폼은 중소기업이 납품대금을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해 자금애로를 해소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모색되고 있다"며 "전자어음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구축된다면 금융회사는 실물 부문을 위한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한층 강화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자는 중위험·중수익의 새로운 투자대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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