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위스키 시장에 '저도주 돌풍'을 몰고 온 토종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가 종합주류회사로 거듭나 오는 2020년 디아지오코리아를 꺾고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현재 주세법 문제로 쉽지는 않지만 향후 증류부터 저장, 병입까지 모든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함으로써 진정한 '코리안 위스키'를 개발해 한국 대표 위스키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사진)는 지난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팬텀 더 화이트'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여러 규제들 때문에 스코틀랜드 등 해외에서 원액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지만 앞으로는 모든 위스키 제조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해 보고 싶다"며 "진짜 '코리안 위스키'를 만든 후 한류열풍을 이용해 전 세계 젊은 층과 기존 위스키 소비층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코리안 위스키'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국내 판매되고 있는 제품 대부분이 수입 위스키 원액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이는 현행 국내 주세법이 1971년 이후 44년째 알코올 도수에 상관없이 출고가를 기준으로 72%의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종가세로 인해 국내 제조 위스키의 경우 제조원가에 광고·관리비, 이윤까지 합한 금액에 세금이 붙지만 수입품은 수입가액과 관세에만 세금이 적용된다. 국산 제품에 대한 과세표준이 더 높은 셈으로, 세금도 국내 생산 시 수입산보다 10% 가량 더 붙는다. 다만 군납용은 국내 생산 시 면세 혜택을 받는다.
이로 인해 국내 위스키 생산 기지는 자취를 감췄다. 현재 구조에서는 제조원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이 붙어 수입 원액보다 단가가 비싼 국산 원액을 쓸 이유가 없어졌고 또 제품 개발을 하더라도 투자한 것에 비해 이윤을 남기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로컬 위스키인 윈저와 임페리얼의 국산 비중은 각각 2.8%와 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골든블루도 지난 2009년 말부터 2012년까지만 해도 부산공장에서 전량 생산했으나 현재는 수입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 같은 역차별 구조 때문에 지난 2013년부터 호주 위스키 공장을 통해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종가세가 적용된 주세법 등 여러 규제들을 바꿔야 국내에서도 고급 위스키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한 후 몇 년 안에 '코리아 위스키' 개발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수입맥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맥주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또 싱글 몰트 위스키 '벤리악'의 포트폴리오를 더 확대하고 해외 유명 위스키 브랜드 제품도 수입하는 등 골든블루를 종합주류회사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골든블루가 인기를 얻으면서 견제에 나선 경쟁사들이 한국업체의 무연산 제품에 대해 비하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했다"며 "우리 제품의 품질이 떨어졌다면 소비자들도 찾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골든블루는 '저도주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으며 최근에는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위스키 업체들은 골든블루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무연산 논란, 위스키 표기 논란을 이끌어내는 등 견제가 심하다.
김 대표는 "국내 최초로 저도 위스키를 생산한 것에 이어 무연산 위스키, 화이트 위스키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향후 화이트 위스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팬텀 슈퍼 프리미엄'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오는 2020년 순매출 2천500억원을 달성해 한국을 대표하는 1등 위스키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골든블루는 최근 국내 최초로 화이트 위스키 '팬텀더화이트'를 출시해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의 알코올 도수는 36.5도로, 가격은 골든블루 사피루스 보다 저렴하며 다음달부터 부산 등 일부 광역시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팬텀 브랜드를 더 확장해 꿀을 넣은 플레이버드 위스키 '팬텀 허니'도 선보일 계획이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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