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인도를 첫 공식 방문한 가운데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정·재계 인사와 잇따라 회동하는가 하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센터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지시장 공략을 위한 당근도 내밀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인도를 찾은 팀 쿡 CEO는 주말까지 인도에 머무를 예정이다.
쿡 CEO는 인도에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아들 아난트 암바니, 자동차 회사 타타그룹의 사이러스 미스트리 회장과 회동했으며, 인도 개발자들과 교류하는 자리도 가졌다.
쿡 CEO는 오는 21일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서는 아이폰 인도 현지 생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자 인도 시장 공략에 공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기기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은 인도에 100억 달러(약 11조7천억원)를 투입해 아이폰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를 제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해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주창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회동에서 모디 총리와 쿡 CEO가 아이폰 인도 생산을 협의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팀 쿡 CEO가 인도에 머무는 동안 애플은 이 시장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며 투자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내년 초에 개발자 1만명이 일할 수 있는 앱 디자인·개발자 센터를 인도 IT 중심지 벵갈루루에 연다. 인도 하이데라바드에도 지도 서비스 개발 센터를 열어 개발자 4천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인도에 놀라운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많았다"며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해 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도 시장 총력, 왜?
애플은 인도 시장에 총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애플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중국 시장 성적표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까지 중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이 분기마다 70% 이상씩 늘 정도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중국 현지 제조사의 가격 공세가 심화되자 1분기 애플의 중화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7년엔 인도가 미국을 꺾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올라선다는 전망을 내놨다.
카운터포인트는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은 1억대를 넘어서며 전년대비 23%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3%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애플은 카운터포인트의 지난 1분기 인도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 조사에서 5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출하량이 전년 대비 62% 증가할만큼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20%대 점유율로 정상을 지키고 있다.
하반기에만 신제품을 출시하는 애플이 올해는 상반기에도 새로운 아이폰(아이폰SE)을 투입한건 인도 같은 신흥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이 지난해 말에 인도에서 기습적으로 아이폰4S 가격을 인하했다며 "이는 4인치짜리 시장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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