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기기 사업의 성장 한계에 부닥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도 기반의 소프트웨어(SW) 서비스로 스마트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도 하고, 그동안 쌓아온 위성항법장치(GPS) 기술로 웨어러블 기기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내비게이션 판매량은 5천142만대로 2014년(5천146만대) 수준에 그쳤다. 이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5천만대를 넘어선 이후 성장세가 멈춘 상황이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하드웨어 사업이 정체되자 모바일 지도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도 판매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될 수 있다.
유럽 내비 판매 1위 업체 톰톰은 최근 교통량을 확인할 수 있는 '트래픽 체커(Traffic Checker)' 서비스를 내놨다. 이는 톰톰의 '드라이브 앱(Drive app)'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도로의 체증 상황,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길 등을 알려 준다.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통신사나 인터넷 회사와 손을 잡고 검색, 모바일 내비 앱 서비스도 지원한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내비 단말기 사업을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와 제휴해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가 검색 기술을, 현대엠엔소프트가 내비 앱 '맵피'의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현대엠엔소프는 위치 오차가 10cm 미만인 고정밀 지도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차에 부착된 센서가 도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실제 도로와 차이가 없는 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드웨어 사업을 매각한 이후에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다"며 "스마트카 시장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지도 기반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팅크웨어는 이통사 KT, LG유플러스와 협업하고 있다. 팅크웨어는 그동안 쌓아온 통계 데이터를 KT의 내비 앱 '올레아이나비,' LG유플러스 'U네비'에 제공한다.
내비 업계 관계자는 "내비 업체, 통신사, 포털 등이 연합해 모바일 내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이 같은 합종연횡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비에서 쌓은 GPS 기술력으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 문을 두드리는 업체도 있다.
미국 내비게이션 시장을 주도하는 가민은 GPS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워치를 판매하고 있다. 가민은 IDC의 1분기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 조사에서 핏비트, 샤오미, 애플 다음인 4위를 차지할만큼 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하드웨어 경쟁력에선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내비 업체들은 위치기반기술에 오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하드업체에 이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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