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2일 20대 총선에서 1석도 획득하지 못한 광주를 찾아 민심얻기에 나섰다.
당선자 워크숍 장소로는 이례적으로 광주를 택한 더민주는 이번 행사의 의미가 '경청'과 '반성'이라고 밝혔다. 야권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패배한 더민주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뜨거운 구애 작전에 나선 것이다.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민주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의 '광주 시민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는 광주 지역 인사 5인의 날카로운 지적이 잇따랐다.
광주 지역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던 이 자리에선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책임론도 제기됐다.
탁영환 전 광주교육대 정치학 외래교수는 "호남에서 더민주 패배의 원인으로 김종인 대표의 셀프 공천 문제를 지적한다"며 "한 시민에게 왜 더민주에 화가 나느냐고 물으니 '김종인 대표 셀프 공천보다도 그것에 대한 반발이 중앙위에서 문재인 말 한마디로 정리됐다는 점이 더 화나더라'라고 답하더라"고 지적했다.
탁 전 교수는"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세력이 숨 쉬고 화합하고 단합해 가야하는데 문 전 대표가 중앙위에 가고 나서 바로 정리되는 것을 보고 이 정당은 역시 친노 정당이구나 했다"고 말했다.
오경미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광주전남지회 기획이사는 "5·18 가치를 훼손하는 비대위원장을 세웠다는 불편함과 자괴감에 그리고 정점을 찍은 것은 셀프 공천이었다"며 "거기서 민심이 굉장히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신선호 시민플랫폼 나들 대표는 "호남이 더민주의 텃밭인가"라며 "이번 총선은 이제는 더민주에 무조건 표를 주지 않겠다고 호남이 분명히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2012년 총선, 2014년 지방선거, 7·30 재보선, 4·29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여러번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민주는 이를 무시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광주 후보 8명 중 5명은 경선 없이 한두 달 남기고 꽂아 넣은 후보인데 과연 총선에서 이기고자 하는 정당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구길용 뉴시스 광주전남취재국장은 "정권을 교체하라고 했는데 하지 못한 무능함이 있었고 계파주의는 계속 강화됐고 그 와중에 호남 소외가 있었다"며 "호남에 반문재인 정서가 있느냐, 없느냐는 실체 논쟁도 있었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국민의당으로 옮겨간 현역 의원들이 문 전 대표에게 덧씌운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반문 정서가 발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상호 원내대표는 "아이가 잘되라고 때리고 나면 때린 부모가 더 아프다. 그런 마음을 느꼈다"며 "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진정성 있게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호남 출신 의원이 3명뿐인데 어떻게 하느냐라고 하는데 이것은 원내대표인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의원은 "정권 교체에 실패하고 수권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해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호남 출신의 수도권 현역의원으로서 2차적인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 호남인을 위해 제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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