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넥슨개발자콘퍼런스16(이하 NDC16)이 나흘간의 여정을 끝으로 28일 막을 내렸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NDC16은 공식 슬로건 '다양성(Diversity)'에 걸맞게 폭넓은 주제로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
지난 25일 경기도 성남 넥슨 판교사옥 일대에서 막을 올린 NDC16에서는 게임 개발 노하우를 비롯해 문화·법령·뉴미디어 등 다양한 주제를 내세운 103개 강연이 이어졌다.
NDC16 현장은 대학 캠퍼스 풍경을 연상케 했다. 청바지와 티셔츠 등 자유로운 복장을 갖춘 관객들은 휴식 시간이 되면 강연장 외부에 마련된 파라솔 의자를 가득 채우고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다. 넥슨 앞 광장에서는 거리 공연, 콘셉트 아트, 미공개 일러스트 등을 관람할 수 있는 'NDC 아트 전시회'를 비롯해 실험적인 게임과 VR(가상현실)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됐다.
인기 강연의 경우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앉은 사람들의 숫자도 적지 않았다. 연사들도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짤방' 사진을 십분 활용하는 등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성' 강조한 연설 이어져
이 같은 열기 속에서 NDC 연사들은 콘퍼런스의 주제인 '다양성'이 게임 산업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 개발의 다변화를 비롯해 게임 개발을 둘러싼 여러 가지 요인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강연들이 이어졌다.
지난 26일 기조연설을 맡은 정상원 넥슨 신규개발총괄 부사장은 게임업계가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1960년대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모두 단일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성 생식을 하듯 성공작을 따라 하기보다는 유성 생식과 같이 다양한 제작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석 넥슨 왓스튜디오 총괄디렉터는 게임 제작부서가 수평적 의사소통을 거쳐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디렉터는 27일 강연에서 "상급자의 견해가 더 뛰어나다고 해도 정답을 제시하는 순간 집단의 창의력에는 한계가 온다"며 "멀리 가려면 개인이 아닌 집단의 창의성을 담아야 한다"고 전했다. 화제성을 끌어내는 작품은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 풀에서 탄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양질의 게임? 외적 요소도 고려해야
NDC에서는 양질의 게임을 생산하기 위한 방법뿐 아니라 게임 제작 외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강연들도 이어졌다.
황선필 라인 글로벌기술책임자는 지난 27일 강연에서 이용자의 문화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황 책임자는 모바일 게임사들이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현지 이용자의 사용 패턴 ▲한국과 다른 현지 통신사의 업무 방식 ▲중저가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낮아진 기기 사양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27일 강연에서는 각 게임사가 독소 규제에 대항하기 위해 자율 규제를 시행하고 이용자와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강연에서는 이홍우 넥슨 법무실장, 김관중 법무실 지식재산권(IP) 팀장, 이원 신규개발 프로젝트 A1 게임 라이터가 무대에 올랐다.
인터넷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BJ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28일 연사로 나서 '아프리카TV'와 같은 1인 매체에서 게임이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된다고 전했다. 그는 게임이 더 이상 플레이 당사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과 같이 출연자에게 공감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1인 매체를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게임 관련사도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NDC는 지난 2007년 넥슨의 사내 콘퍼런스로 출발해 2011년에 열린 NDC11에서 처음으로 공개 콘퍼런스로 전환됐다. 콘퍼런스 초창기에는 개임 개발과 관련한 강연이 주를 이뤘지만 점차 강연의 수와 분야가 늘어나 이번 NDC16까지 이어져 왔다.
이원갑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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