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현대자동차가 신흥시장 판매 감소 영향으로 1분기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011년 이후 약 5년 만에 1조5천억원을 밑도는 등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천4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7천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떨어졌다.
현대차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신흥시장 경기침체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차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및 R&D 투자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최병철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저유가로 인한 아중동(아프리카 및 중동)·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침체로 국내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며 "전년 동기대비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한 것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1분기 국내 시장에서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6만577대를 판매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7.9% 감소한 94만6천800대를 판매하는 것에 그쳤다.
◆2분기도 어려워…"전략형 신차 투입으로 위기 극복"
현대차의 실적 개선은 2분기에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주요 선진국들도 경기회복 둔화 조짐을 보이는 등 저성장 기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2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현지전략형 신차를 투입하는 등 판매 증대 및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SUV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판매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수익개선 활동과 비용절감 노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판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경우 3월 출시된 중국형 신형 아반떼인 '링동'(领动) 신차효과를 최대화하면서, SUV 확대를 통해 판매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또 러시아 시장에서는 오는 8월 신형 크레타, 12월 신형 쏠라리스를 출시하는 한편 판매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유연하고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취할 방침을 정했다.
최 부사장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대차는 2분기부터 신형 엘란트라 및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의 글로벌 시장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SUV 시장 확대를 적절히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과 관련해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26개 이상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지난 1월 출시된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잇따라 출시함으로서 친환경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부사장은 "최근 저유가 기조로 인해 친환경차 판매가 잠시 주춤한 것이 사실이나, 이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현대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6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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