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26일 국회에서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 등 당선자들이 참석해 총선 참패를 반성하고 당내 화합을 다짐했다.
총선 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당선자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워크숍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삽시간에 가라앉았다.
사회를 맡은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과 성찰로 진심을 담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당선자 전원이 국민께 인사 올리겠다"고 말했고, 당선자 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원유철 "공천 추태로 총선 참패", 서청원은 "국회의장 털어내겠다"
원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는 민생 현장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위로와 희망을 만들어 드리지는 못할 망정 공천 과정에서 추태를 보이며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며 "그 결과는 총선 참패"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로서 책임이 가장 큰 저부터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면서 "오늘은 너 때문이라는 '네 탓' 보다 나 때문이라는 '내 탓' 반성과 성찰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17대 국회 때 탄핵 바람이 불었을 때도 소수 야당으로서 다수당의 횡포를 저지하기 위해 힘들고 서러웠는데 지금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사랑을 받도록 노력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8선 고지에 오른 서청원 최고위원은 "전에는 이 자리가 꽉 찼었는데 많이 빈 것 같아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며 "이 어려운 때 우리는 단합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최고위원은 "저는 욕심이 없다. 대권 꿈도 없고 원내대표 꿈도 없다. 일부 신문에서 국회의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야당이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며 "다 접어야 한다. 저도 훌훌 다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14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김무성 전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총선 책임론 '격론'…"김무성이 주연" "최경환 삭발하라"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총선 참패 책임론, 탈당 무소속 당선자 복당 문제 등을 둘러싼 계파 갈등 비판론 등이 불거지면서 격론이 오갔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사전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작태를 국민과 당원께 보여줬고, 선거 이후 보인 모습은 더 참담하다"며 "'민의를 수용하라'. 이 너무도 지당한 국민의 명령을 당이 무조건 수용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 핵심인 김태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총선 참패의) 주연은 김무성 (전) 대표이고 조연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 이를 수수방관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당내 쇄신모임인 가칭 '새누리당 혁신모임'에 대해서도 "선거가 끝나자 마자 상처 난 당에 책임론을 이야기하며 총질이나 하는 꼴이 무슨 쇄신이냐"고 비판했다.
비박계인 이종구 당선자는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초이 노믹스' 실패, 진박 마케팅 때문에 우리가 심판을 받았는데 이 모든 잘못의 중심에 최 의원이 있다"며 "3보1배를 하든 삭발을 하든 행동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은 '단체 반성문' 채택으로 막을 내렸다. 당선자들은 "통렬한 반성을 하며 국민께서 성난 민심의 회초리를 거두고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진정성이 담긴 행동으로 실천하다"고 다짐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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