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경영난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진해운이 25일 채권은행들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되나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진해운이 대출을 받은 곳이 주로 산업은행,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의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돌입하게 될 경우 익스포저(위험 노출도. 보유중인 대출채권, 유가증권 등의 합계)의 건전성은 '요주의'로 낮아져 최소 적립률은 7%"가 된다"며 "은행 중심의 채권단은 추가 담보를 확보하고 자금을 제공하는 수순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한진해운에 대한 금융권 일반대출은 1조2천억원으로 파악되나, 대부분이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한 특수은행에 편중돼 있다. 한진해운에 대한 금융권 전체 대출에서 특수은행 비중은 70%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이 7천170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농협은행, 수출입은행의 순서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국투자증권이 분석중인 은행·금융지주회사들의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저 합계는 2천180억원으로,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분석대상 금융권 회사 중 가장 익스포저가 큰 회사는 하나금융으로 862억원이며, 다음이 우리은행 690억원, KB국민은행 554억원, 부산은행 80억원 등의 순서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모두 한진해운에 대한 대출을 현재 '정상'으로 분류 중으로, 2분기에 충당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결산에서 이미 한진해운 대출총액의 12%인 180억원의 충당금을 미리 적립해 뒀다. KB국민은행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 적립률이 32%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직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KEB하나은행/우리은행/부산은행이 충당금 7%를 적립한다면 3사의 대손상각비 부담은 114억원, KB국민은행처럼 32%로 하더라도 522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평균 수준인 12%를 적용할 경우 3사 합산 대손상각비는 200억원(하나은행100억원, 우리은행 90억원, 부산은행 10억원) 수준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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