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상현실(VR)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격전을 펼친다.
VR은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넥스트 스마트폰'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VR에 사활을 걸고, 기기부터 관련 콘텐츠까지 VR 생태계 구축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VR 시장이 올해 1천400만대에서 오는 2020년에 3천800만대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VR은 영화나 게임 등 콘텐츠 뿐만 아니라 심리 치료 같은 의료나 건물 설계 등 기업용(B2B) 시장 수요도 큰 분야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VR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새롭게 보여준다"며 “현재는 VR 기기가 커서 착용이 불편하지만 10년 후에는 안경처럼 착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IT기업들도 잇따라 V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페이스북은 VR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삼성전자와 연합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는 360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전용 페이지를 만들었다.
고프로, 니콘 같은 카메라 업체들도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자 360도 전 방향을 촬영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를 출시, VR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생태계 구축에 '사활'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VR 시장을 겨냥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VR 콘텐츠를 감상하는 VR 헤드셋은 물론 직접 VR 영상물을 만들 수 있는 카메라까지 선보이며 생태계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두 회사의 'VR 사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전략 스마트폰 발표회에서 감지됐다. 양사는 발표회를 통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 관련 기기와 전략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행사는 갤럭시S7과 함께 'VR'이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을 통해 갤럭시S7 첫 공개 영상을 가상현실로 감상하도록 했다. 360도 카메라 '기어 360' 카메라도 첫 공개했다. 기어 360 카메라로 누구나 V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VR 대중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어 360을 정식 출시하기 앞서 360대만 사전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또 최근 에버랜드의 판다월드에도 실감나게 판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어 VR을 배치했다.
LG전자도 최근 VR헤드셋과 360도 카메라를 출시했다.
'LG 360 VR(LG 360 VR)'은 스마트폰 'G5'와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가상 현실(VR) 기기다. 스마트폰을 삽입하는 방식과 달리 유선 연결 방식을 채택해, 착용 시 제품 무게가 경쟁제품 대비 약 3분의1에 불과한 118g이다.
'LG 360 캠(LG 360 CAM)'은 주변 360도를 찍을 수 있는 카메라로 가상현실용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고 구글 스트리트뷰와 유튜브에 공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V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VR 헤드셋 뿐만 아니라 이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카메라까지 출시, VR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분야 모두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윤모 전무는 "VR 시장이 성공하려면 에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공유할 플랫폼과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 이철훈 상무도 "VR은 소비자용 뿐만 아니라 기업용 시장에서도 활용도가 클 수 있다고 본다"며 "VR은 이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를 얼마나 수급할 수 있는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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