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난류(turbulence)는 스트레스다. 예상치 못한 난류를 만나면 기체가 흔들리고 심하면 날개가 손상되거나 힘(양력)을 잃고 떨어져 항로를 탈하게 된다. 승객이 다칠 가능성도 있다.
조종사들은 "난류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거나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경우엔 손 쓸 도리가 없다.
IBM은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을 활용해 이런 날씨 예측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IBM 데이비드 케니 왓슨 총괄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IBM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백만 개의 센서를 통해 15분마다 대기권의 데이터를 받아 날씨를 예측하게 했고 기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며 "항공기가 경험하는 난류를 2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고 날씨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IBM에 오기 전 웨더컴퍼니 사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IBM이 웨더컴퍼니를 인수하면서 왓슨 글로벌 사업 총괄 사장을 맡게 된 인물이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웨더컴퍼니는 방대한 기상 데이터를 토대로 날씨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약 20억달러에 IBM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난류의 존재를) 조종사에게 미리 알려줘 항공기가 난류층 아래나 위로 운항할 수 있게 해 난류의 영향을 반으로 줄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수백만 개의 센서를 일컬어 "세계 최대 규모의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태풍 경로 예측 정확도도 높였다. 그는 "태풍 경로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경로에 있는 사람이 대피할 수 있도록 모바일로 통지하고 긴급 대응 담당자들이 태풍이 지나간 뒤 피해 지역에 빨리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날씨 분야에서 왓슨의 질문 능력이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 바다 밑바닥인 해저 온도를 통해 대기권을 예측하게 된 것이다.
그는 "왓슨은 추론 능력을 갖고 답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 자체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왓슨의 질문을 통해) 더 나은 기후 변화 예측을 위해 해저 온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질문을 던지는 왓슨의 능력으로 육지뿐 아니라 해양에 대해서도 관측하고 지식을 갖게 됐다"며 "보다 장기적으로 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날씨 예측에 임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많은 지식을 갖고 있거나 야망이 있는 기업들이 왓슨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기업이 보유한 지식에 왓슨을 적용한다고 할 때 시스템, 고객, 지적재산에 대해서 심도 있게 이해하고 능력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왓슨은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에 이어 현재 한국어를 공부 중이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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