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중화권에서 재미 검증을 마친 '웰메이드' 모바일 게임들이 물밀듯이 한국 시장에 몰려들면서 국내 시장 장악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재편되고 모바일 게임을 자체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둔화되는 가운데, 그 빈자리를 중화권 모바일 게임들이 빠르게 채워가는 추세다. 이들 게임사들은 한국에 설립한 지사를 교두보 삼아 양질의 게임을 공급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에프엘모바일코리아(지사장 박세진)는 19일 서울 청담동 CGV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게임 '백전백승 포 카카오(이하 백전백승)'를 상반기 국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또한 홍콩의 유명 만화를 소재로 한 '풍운'과 역할수행게임 '아레나삼국', 전략 게임 '진삼국대전2' 등을 올해 하반기 중 국내 출시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출시를 앞둔 백전백승은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 산하 개발사 티미스튜디오가 개발한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적진점령(AOS) 장르의 재미를 더한 점이 특징이다. 앞서 중국에서 '구룡전'이라는 제목으로 론칭된 이 게임은 현지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최고 매출순위 3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중국 버전을 내려받아 즐기는 이용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에프엘모바일코리아는 중국의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에프엘모바일이 2014년 2월 설립한 한국 지사다. 이 회사는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스트크로니클'과 '대륙'을 연이어 선보였다. 배우 김남길, 황승언, 걸그룹 '애프터스쿨' 나나를 홍보모델로 기용하는 등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백전백승의 경우 배우 마동석을 홍보모델로 선정했다.
에프엘모바일코리아는 백전백승의 완성도와 적진점령의 재미 등 기존 액션 RPG와 차별화된 재미를 소개하며 한국 이용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 측은 '신암행어사' '아일랜드'로 유명한 양경일, 윤인완 작가가 백전백승의 스토리를 소재로 그린 만화 '백전불패'를 공개하며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에프엘모바일코리아 박세진 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에프엘모바일코리아의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백전백승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며 "액션 RPG에 AOS 요소가 가미된 특징을 앞세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중국 모바일 게임…한국서 속속 성과
한때 한국 모바일 게임보다 저평가됐던 중화권 모바일 게임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거듭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중국 모바일 게임들을 살펴보면 특유의 조악한 그래픽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에프엘모바일코리아, 이펀컴퍼니 룽투, 로코조이, 치후360 등 중국 및 홍콩 게임사들은 연이어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중화권 게임도 늘어나고 있다. '뮤오리진(5위)' '천명(7위)' '클래시오브킹즈(13위)' '더킹오브파이터즈98UM(19위)' 등 다수의 중국 모바일 게임들이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다. 에프엘모바일코리아가 앞서 출시한 오스트크로니클과 대륙 역시 각각 매출 순위 20위, 30위권에 안착했다.
여기에 국내 신생 퍼블리셔들의 경우 중국 모바일 게임을 한국에 들여오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국내 시장이 재편됐고, 자체 게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줄어든 영향이 크다.
국내 한 모바일 게임사 대표는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현지에서 재미가 검증된 중국 모바일 게임을 들여오는 것이 훨씬 부담이 적다"며 "국내 시장에서 중국 모바일 게임이 가지는 무게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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