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은 모바일 게임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는 장르로 꼽힌다. 화려한 3D 그래픽과 역동적인 액션은 온라인 게임 뺨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모험, 레이드, 아이템 수집 등 액션 RPG는 다양한 재미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특히 그중에서도 엄지족들을 열광시키는 콘텐츠는 단연 이용자간 대결(PvP)이다. 그동안 착실히 수집한 아이템의 성능을 시험하는 것은 물론 컨트롤 실력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수년 전에는 구현이 어려웠던 실시간 대전 기능이 더해지면서 PvP의 재미가 한층 배가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액션 RPG 3종 '히트'와 '로스트킹덤' '콘'의 1대1 PvP 콘텐츠를 직접 플레이해 보고 장단점을 분석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세 게임 모두 수준급이다. 아쉬운 점도 있긴 하다.
◆한 방의 쾌감 '히트'
넥슨이 서비스 중인 히트는 언리얼엔진4로 연출한 고품질 3D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히트에서는 대검을 든 '휴고'와 낫을 무기로 사용하는 '아니카' 이도류를 구사하는 '루카스'와 귀여운 외모가 무기인 마법사 '키키'까지 4인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각 캐릭터들은 총 6개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3개를 택해 전투에 임하는 방식이다. 상대가 기절에 걸리거나 쓰러졌을 때, 공중에 띄웠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연속기도 각각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 총 6개 기술로 싸운다는 의미다. 일반 기술로 상대에게 상태이상을 걸고, 이어지는 연속기로 쉼없는 공격을 펼칠 수 있다는 게 히트의 매력 포인트다.
히트의 PvP 콘텐츠는 1대1 대결 콘텐츠인 결투장은 실시간으로 다른 이용자와 대전하는 방식이다. 가로로 긴 대전 맵에서 자신과 상대가 마주한다. 교전을 시작하기 전 눈치 싸움이 상당하다. 원래 히트에서는 상대의 공격을 막기만 하다 역습을 펼치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상대의 방어를 무너뜨리는 기능을 갖춘 신무기가 추가되면서 이러한 풍경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방심하면 상대의 칼 끝에 걸려 게임오버가 되고 만다.
히트 결투장은 상대 수를 읽는 판단력과 컨트롤 능력이 중요하다. 자신과 상대 기술들의 재사용 대기 시간(쿨타임)을 재고 그에 맞게 대응을 해야 승리할 수 있다. 특히 첫 기술을 적중시키는게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히트 특성상 두세 번의 연속기를 얻어맞고 그대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서다. 적잖은 이용자들이 이 부분에서 캐릭터간 밸런스 문제를 지적하곤 한다.
이 때문에 히트의 결투장을 제대로 하기 위한 진입장벽은 분명히 존재하는 편이다. 재미로 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본격적으로 파고들려면 상대의 공격력을 감소시키는 방어구와 무기를 갖추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용자들이 보유한 장비가 상향평준화되면서 방어 아이템을 충분히 갖춰도 단숨에 패배하는 그림이 그려질 때도 많다.
캐릭터들의 체력을 전반적으로 확대하거나, 결투장 내에서의 피해량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조치가 이뤄지면 보다 재미있는 대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히트는 분명 한방의 쾌감이 있지만 때로는 그 한 방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야금야금 갉아먹는 '로스트킹덤'
히트가 한 방의 매력을 가졌다면 네시삼십삼분의 '로스트킹덤'은 연타를 통한 손맛을 강조한 게임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묵직한 대검을 사용하는 '글래디에이터'와 이도류를 사용하는 여성 캐릭터 '슬레이어'까지 2인. 이들이 사용하는 기술들은 대부분 크게 한 번 휘두르기보다 여러 번의 공격을 펼치는 형태다. 때문에 게임을 하다보면 적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여러 개의 기술 중 3개를 고를 수 있는 히트와 달리 로스트킹덤은 두 캐릭터의 기술이 처음부터 고정된 구조다. 그래서인지 로스트킹덤의 1대1 대결 콘텐츠인 '리그전'의 긴장감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 적어도 상대가 무슨 기술을 쓸지는 미리 다 알고 있어서다. 하지만 막상 대결을 시작하면 불꽃 튀는 기합 싸움이 시작된다.
로스트킹덤의 리그전은 원형으로 구성된 맵에서 진행된다. 맵 크기는 비교적 넓어 도망다니기 용이하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상대에게 모든 기술을 퍼부은 뒤 이리저리 도망만 다니는 얌체 플레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지금은 PvP 콘텐츠에 한해 회피, 방어 기술의 사용 제한이 생기면서 이같은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됐다.
이 게임에서도 연계기의 중요성은 상당한 편이다.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기술 대부분이 제자리에서 사용되는 것이 많은데, 연계기는 순간적으로 적에게 다가가거나 예측 불허한 피해를 입히는 기술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 기술이 끝남과 동시에 연계기를 시도해 상태이상을 야기하는 실력자도 많다. 생각없이 기술을 남발하면 단숨에 주도권을 내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진입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높게 샀다. 로스트킹덤 역시 양질의 아이템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특정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할 정도는 아니다. 상대보다 아이템 등급이 밀리더라도 넓은 맵을 폭넓게 이용하고 역습을 가하는 컨트롤만 있다면 충분히 승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다만 등장하는 캐릭터 숫자가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2종뿐이라는 점은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는 대목이다. 실제 적잖은 엄지족들이 글래디에이터와 슬레이어의 기술을 비교하며 밸런스에 대해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오는 4월 말 로스트킹덤에 추가될 예정인 세 번째 캐릭터인 '아크메이지'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상대 아지트를 침략하라 '콘'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콘은 세 모바일 RPG 중 가장 나중에 나온 신작이다. 두 명의 캐릭터를 동시 육성한다는 색다른 개념을 내세워 눈길을 모은 게임이기도 하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4인. 붉은 머리가 인상적인 기사 '리디아'와 근접해 전투를 벌이는 마법사 '세레나', 성기사 콘셉트의 '카일'과 한 눈에 봐도 암살자인 '베인'이 마련돼 있다. 최대 2인의 캐릭터를 골라 게임에 임하는 구조다.
출시 초반인 게임인 탓인지 콘에는 아직 실시간 대전 콘텐츠는 없다. 상대가 조성한 아지트를 침략하는 침략전만 구현돼 있는 상태다. 침략전은 컴퓨터가 상대 캐릭터를 조종하는 이른바 비동기화 콘텐츠로 실시간 대전만이 주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 하지만 아지트에 설치된 각종 방어물과 몬스터들을 극복하고 상대 캐릭터와 1대1 대결을 펼쳐 쓰러뜨리는 묘미는 확실히 앞서 언급한 2개 게임에서는 찾기 힘든 재미가 있다.
침략전의 맵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 약 두 번 정도의 길만 꺾어 들어가면 바로 상대 캐릭터와 맞닥뜨릴 수 있는 구조다. 다만 곳곳에 이용자의 진로를 방해하는 몬스터들이 변수다. 이들을 무시하고 지나갈지, 아니면 모두 해치우고 나아갈지 선택해야 한다. 캐릭터 주변에 각종 포탑이 위치해 있어 공격하는 입장은 다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상대 캐릭터를 빈 곳으로 유인해 싸워도 된다.
상대의 침략에 맞서 나만의 아지트를 꾸미는 것도 중요하다. 적의 예상 경로를 고려해 맵 곳곳에 각종 몬스터와 포탑을 설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영웅 주변에 모든 방어 기제를 몰아주는 것이 유리했던 것 같다. 지는 것이 싫다면 사비를 털어 강력한 몬스터를 구입해 배치할 수도 있게 돼 있다.
다만 침략전은 콘의 핵심적인 특징인 듀얼 액션의 재미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침략전은 메인 캐릭터 1종으로 단기돌파하는 과정만이 담겼다. 모험 모드처럼 동료를 도중에 소환하는 기능은 없다. 회사 측은 곧 듀얼 액션을 접목한 실시간 대전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인데, 이 콘텐츠의 재미에 따라 콘의 향방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