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게임 퍼블리셔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지난해부터 불거진 '탈카카오'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을지 게임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외부 모바일 게임을 카카오톡을 통해 노출하는 소극적 게임 서비스만을 제공했던 카카오는 올해부터 자체 퍼블리싱 및 자회사 엔진과의 협업 등 다각도로 게임사업에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최고게임책임자(CGO)로 선임된 남궁훈 엔진 대표의 주도 하에 기존 서비스인 카카오 게임을 비롯해 자체 퍼블리싱 브랜드 '카카오 게임S', 엔진을 통한 퍼블리싱 및 지식재산권(IP) 사업까지 총 네 갈래의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카카오 게임S는 카카오가 처음 시도하는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다. 사내 소싱 조직이 확보한 모바일 게임 중 일정 수준에 부합하는 게임에 한해서만 제공된다. 까다로운 내부 허들을 넘은 고품질 게임만 엄선하겠다는 취지다. 첫 라인업으로 코어크리에이티브의 '원(O.N.E)'과 코코모의 '오버로드', 슈퍼노바일레븐의 '놀러와 마이홈'까지 총 3종이 공개됐다.
자회사 엔진(대표 남궁훈, 조계현)을 통한 게임사업도 전개한다. 엔진은 카카오의 게임부문 자회사인 다음게임과 엔진이 지난 1일 합병한 법인으로, 모바일 게임·온라인 게임을 비롯해 가상현실(VR)·스마트TV 분야까지 아우른다. 이 회사는 모회사 카카오와의 시너지 발휘를 위해 게임 소싱 조직을 통합 운영 중이다.
기존 카카오 게임에도 변화를 준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광고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탑재한 게임에 한해 차등화된 카카오 게임 입점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월 매출 기준 3천만원 이하인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3천만원을 초과해 1억원 이하일 경우 14%, 1억원 초과시에만 21% 수수료가 적용되는 구조다.
인기 카카오톡 캐릭터 '카카오 프렌즈' 지식재산권(IP) 사업도 추진한다. 카카오 프렌즈 IP의 사용권한을 게임사들에게 제공하고 그에 따른 로열티를 카카오가 취하는 방식이다. NHN픽셀큐브(대표 김상복)가 지난해 9월 출시한 '프렌즈팝 포 카카오'와 넥스트플로어(대표 김민규)가 개발 중인 '프렌즈런 포 카카오' 등이 카카오프렌즈 IP로 개발 중인 주요 사례다.
◆변신하는 카카오…결국 성공 사례가 관건
게임업계는 이처럼 게임사업을 다각화하는 카카오가 거둘 성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지난해초 대형 게임사들이 카카오 게임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이른바 '탈카카오' 현상이 불거지며 난항을 겪었다. 전체 매출 중 21%에 이르는 수수료 대비 카카오 입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게임사들은 자체적으로 게임을 선보였다.
고심하던 카카오는 지난해 말 그동안 카카오 게임 내 입점을 불허했던 고스톱 게임까지 허용했으나 이마저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맞고 포 카카오'를 제외하면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의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9.79% 하락한 2천323억7천800만원에 머물렀다.
카카오는 이처럼 게임 사업에서 홍역을 치렀으나 올해 들어 소폭 반등하는 분위기다. 올해 카카오를 통해 출시된 신작 '크리스탈하츠'와 '불멸의전사2'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고, 엔진의 해외법인 다음게임유럽(대표 민 킴)이 북미와 유럽에 서비스한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이 현지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둬서다. 첫 퍼블리싱 게임인 '원'의 경우 사전예약자 20만명을 조기 달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와 같은 흥행작만 올해 추가로 발굴한다면 지난해부터 카카오에 따라붙은 '탈카카오'라는 꼬리표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남궁훈 대표를 영입하고 분위기도 쇄신하는 등 카카오 게임의 재도약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결국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이외의 신규 카카오 흥행작 발굴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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