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3파전이 벌어졌던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KB금융지주가 승리했다.
KB금융그룹은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31일 발표했다.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ETF) 액티스 등 3곳이 참여했다.
현대증권은 자산 21조2천977억원, 자기자본 3조2천789억원의 대형 증권사로 자기자본 기준 국내 증권사 중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증권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증권 인수전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었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현대증권은 KB투자증권과 합병 후 국내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6천200억원)의 자기자본을 합칠 경우 3조9천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5천300억원) 다음이 될 전망이다. 1위는 KDB대우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증권으로 합병 후 약 5조6천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유니버셜 뱅킹 추진 "한국형 BOA 될 것"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제시 금액은 당초 알려진 7천억원대를 넘어선 9천억원대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도전했으나 잇따라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현대증권 인수 추진과 관련해 지난 대우증권 인수 실패 후 그룹 차원에서 인수조직을 재정비하고 치밀하게 매각 과정에 대비해 왔으며,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다고 KB금융 측은 전했다.
KB금융 운종규 회장은 은행에 쏠린 KB금융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힘써왔으며, 특히 KB투자증권의 경우 KB금융의 몸집에 비해 규모가 작아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형 증권사 인수가 절실하던 상황이었다.
2전 3기 끝에 현대증권을 품에 안게 되면서 KB금융의 증권업 강화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은 이번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상당히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에 대해 "대한민국 투자문화를 바꾼 국내 대표 증권사이자 증권업의 전통 명가"라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우수한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앞으로 KB금융이 부족했던 역량이 상당부분 보완되고 그룹 시너지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KB투자증권만으로는 한계가 있던 그룹 내 금융투자부문은 비중과 역할이 대폭 확대됨으로써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익기반 역시 다양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상업투자은행(CIB)과 자산관리(WM)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상품 교차판매와 고객 마케팅 등 시너지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릴린치 인수 사례처럼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성공모델을 참조해 한국형 유니버셜 뱅킹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중요성이 커지는 WM과 CIB분야를 특화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살린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이번 인수합병(M&A)은 인내와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결과이며, 1등 금융그룹 위상 회복이라는 임직원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KB금융그룹은 국민의 자산증식과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되고 금융산업 발전의 새로운 토양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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