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31일 0시부터 시작됐다. 여야의 본격적인 '금배지 쟁탈전'이 이제 막 시작됐지만,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관심은 벌써부터 총선 이후 정국에 쏠리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총선 후 승패에 관계없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당권 경쟁이 조기 점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2017년 대선을 향한 권력투쟁도 맞물릴 수밖에 없다.
당장은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돌출 행동을 자제하며 '총선 승리' 목표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총선이 끝남과 동시에 여권 전체가 당권·대권을 둘러싼 소용돌이 속으로 급격히 빨려들어갈 전망이다.
◆與 권력투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무성 대표 등 비박계가 주축이 된 새누리당은 지난해 말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직에서 물러나 여의도에 복귀하면서 들썩이기 시작했다. 사실상 이 때부터 당권·대권을 향한 계파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이는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졌다. 대권을 노리는 김 대표로서는 비박계가 많은 지금의 세력 구도가 이어져야 유리하다. 친박계는 총선을 통해 세력을 확장해야 차기 당권과 대권을 노려볼 수 있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공천 과정 내내 김 대표와 충돌했다. 극에 달한 내홍은 '비박 학살', '옥새 파동' 등으로 표출됐다. 공천 배제된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도 이어졌다.
총선 레이스가 본격화하자 친박계와 비박계는 언제 싸웠냐는 듯 "화합"을 외치고 있지만 갈등은 일시 봉합된 것이란 게 중론이다. 친박계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싸우고 싶어도 참았다가 선거 끝나고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총선 후 조기 전당대회…친박·비박 정면승부
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임기 만료 전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은 당 안팎을 긴장케 했다. 그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총선이 끝나면 뒷마무리를 잘하고 사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4년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2년 임기의 당 대표로 선출됐다. 공식 임기는 올해 7월 13일까지지만, 김 대표는 이르면 다음 달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앞당겨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 후 정국 속 친박계와 비박계의 첫 번째 승부가 될 전망이다. 총선에서 '자기 사람'을 많이 당선시키기 위한 양측의 분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는 자신의 측근이 포진한 수도권 유세에 집중할 예정이며, 최 의원은 '진박' 후보가 많은 대구·경북권(TK)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친박계의 견제 역시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언급한 점도 심상치 않다. 그는 패널이 질문하지 않았음에도 반 총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생각이 있다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친박계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반기문 대선 후보 추대론'을 일축함과 동시에 친박계에 견제구를 먼저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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