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인텔이 미래 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전장부품 시장의 파트너에서 경쟁관계로 변모하고 있다.
당초 양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에서 서로 협력관계를 구축, 타이젠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개발에 힘썼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장부품사업팀을 신설하면서 경쟁관계로 돌아섰다.
특히, 인텔은 삼성전자가 D램 및 낸드플래시, 이미지센서 등을 아우디에 공급,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삼성전자가 제의한 차량용 플랫폼 개발협력에도 고심 중인 상황이다.
인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차량용 플랫폼 개발 협력을 논의 중이지만,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시리즈로 IVI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이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면,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하지 않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부터 반도체, 카메라, 소프트웨어, 커넥티비티 등 전장부품 시장 진입에 필요한 기술력을 모두 보유한 만큼 해당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인텔이 견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 2009년부터 IVI 시장 공략을 위해 프로세서(아톰)부터 커넥티비티(이더넷 콘트롤러), 반도체(낸드플래시, 프로세서), 카메라(리얼센스) 등을 꾸준히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해왔다.
지난 2012년 초에는 1억 달러(한화 1천151억7천만 원)를 들여 '인텔 캐피탈 커넥티드 카 펀드'를 설립, 현재 포드를 비롯해 현대기아자동차, 인피니티, BMW, 도요타, 화타이, 덴소 등에 주요 전장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자사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인 '엑시노스 시리즈'를 차량용 IVI향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 대비 매출 비중인 작은 시스템LSI 사업 부문의 수익성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진출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열려있다는 것.
김기남 사장 역시 공식석상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을 맡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100%의 에너지를 시스템 반도체에 쏟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에 비해 매출도 작고, 시장점유율도 전 세계 시장에서 5%도 안 되지만, (이는) 뒤집어 생각해보면 95%라는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관련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 2019년에는 95억 달러(한화 10조9천421억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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