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가 전장부품 시장 선점을 위한 방안으로 독자적인 '차량용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사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 별도의 실시간 운영체제(RT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의 '카플레이'처럼 모바일 기기와 차량을 연동, 차량의 각종 센서를 통해 취합된 정보로 신규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외 차량용 솔루션 개발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선사업부 외 소프트웨어센터, 시스템LSI 등 여러 조직에서 별도로 진행되는 전장부품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원화 된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고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25일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차량용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적으로 개발인력을 확대 중이며, 시장 진입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차량용 솔루션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프트웨어 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등의 모바일용 OS는 커널(관리·제어 프로그램)의 덩치가 커서 차량용으로 사용하기 힘든데, 타이젠은 리눅스 기반으로 (안드로이드보다 가벼워) 차량용 OS로 만들면 구글보다 더 빨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현재 BMW 등이 리눅스 기반의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타이젠 기반의 차량용 플랫폼을 빨리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장부품 사업팀을 신설했을 무렵부터 BMW와 협력해 향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과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세운바 있다.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협력 중인 계열사를 통해 다른 계열사의 전장부품을 추가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 및 거래선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탑다운)인 것.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탑다운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전장부품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제품군도 경쟁사와 차별화된 모바일 사용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24일(현지시간) 미국의 IT전문매체 우버기즈모는 삼성전자가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RTOS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역시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M&A 대상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보조하기보다 삼성전자를 이끌어나가게 할 계획"이라고 언급,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더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13년 자사 스마트밴드인 '기어핏'용으로 RTOS를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 인텔과 협력해 차량 운영시스템을 지원하는 타이젠 3.0(타이젠 IVI)도 개발한 바 있다.
특히, 타이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인텔이 관련 사업을 포기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용 윈드리버 코리아 디자인센터장은 이에 대해 "차량용 솔루션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소프트웨어·커넥티비티 기술은 모바일과 굉장히 비슷하다"며, "삼성전자가 위의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타이젠을 적극 활용하면,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원격 소프트웨어 지원 솔루션인 '오버더에어(OTA)' 기술을 활용, 테슬라처럼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각종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다양한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것.
앞서 지난달 폐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삼성 커넥트 오토' 역시 이러한 차량용 애프터마켓 사업의 일종이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소프트웨어 사업 역량 강화는 기존부터 삼성전자가 강조하고 있는 방향성"이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도 필요하다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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