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SK하이닉스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양산 시기를 앞당긴다. 올해 말까지 48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개발 및 검증을 완료하고, 주요 거래선에 공급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양산을 시작한 36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최우선으로 공략하고,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 등 모바일 저장장치(스토리지) 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신규 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계획 발표 직후, 내부 회의를 통해 올해 48단 3D 낸드플래시 개발 및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인 도시바가 지난 17일 일본 욧카이치에 신규 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3D 낸드플래시 시장경쟁력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것.
도시바는 신규 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를 위해 캐논에 자회사 도시바 메디컬 시스템을 6천665억 엔(한화 6조9천502억6천200만 원)에 매각, 이중 3천700억 엔(한화 3조8천583억6천만 원)을 신규 생산라인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신규 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계획 발표 이후, 내부 회의를 통해 48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 개발 및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3D 낸드플래시 기술이 낸드플래시 시장의 변곡점으로,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미세공정 기술의 한계로 고용량 구현이 어려워지자 기존 수평구조인 2D(플래너)의 메모리 셀을 수직(3차원)으로 쌓아 저장용량을 높인 기술을 말한다.
단층 주택 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가구 수를 늘리는 것과 같은 원리로, 3D 낸드플래시는 기존 2D 구조대비 동일한 면적에서 더 많은 셀을 저장해 원가절감에 유리한 이점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지난달 세계에서 두 번째로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 현재 48단과 72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솔루션 기술(펌웨어, 컨트롤러 등)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앞서 LAMD(미국 컨트롤러 업체)와 바이올린 메모리의 PCIe 카드 사업부문(낸드플래시 솔루션 업체)을 인수했지만, 여전히 경쟁력 확보가 요원한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컨트롤러를 붙여 고부가 제품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로 판매가 진행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12년 LAMD 인수 직후, SK하이닉스는 컨트롤러 역량을 강화해 자사가 개발한 제품에 컨트롤러를 채용하는 등 꾸준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36단 3D 낸드플래시 생산으로 해당 시장에 진입한 만큼 48단 이후 제품을 통해 성공적으로 출시해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8억4천130만 달러(한화 9천792억7천320만 원)의 매출을 기록, 시장점유율 5위(10.1%)에 올랐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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