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형기자] 정부가 글로벌 환경변화와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시내면세점 특허를 늘리자는 쪽으로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신규 면세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는 신규특허 발급 추가 허용을 둘러싼 신·구 참여자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공청회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신규 진출자와 탈락 면세점 간의 개별 공방이 이어졌다. 지난 연말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의 재승인을 요구하는 단체의 피켓 시위가 공청회 현장 앞에서 펼쳐지는가 하면 취재진이 둘러싼 각사 사장의 여론전이 진행됐다.
공청회에서 발표된 개선안은 ▲신규 특허 관련 현행 유지 ▲신규 특허 추가 ▲신고·등록제 전환 등 3가지다. 그러나 애당초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방안은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양측의 갈등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대 쟁점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면세점 워커힐점의 소생 여부를 가릴 시내 면세점 추가 여부다.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약속대로 영업을 종료해야 신규면세점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데 영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렸다.
탈락면세점 역시 '계속영업'을 요구하는 구호가 담긴 조끼를 입은 직원들과 함께 분위기 조성에 힘썼다.
이들 탈락업체 관계자는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특허 추가 발급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며, 이는 "면세점 업계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반대 측 기업도 똑 같은 수혜를 얻을 수 있는 쪽으로 제도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HDC신라, 에스엠, 두산, 한화, 신세계 등 신규참여기업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멸로 가는 길"이라며 일축했다.
이날 단독 주제발표에 나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낙균 선임연구위원은 시내면세점 추가와 특허기간 연장·갱신 허용 등 요건 완화 쪽에 무게로 두고 발표를 이어갔다.
서울 유입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났고, 면세점에 신규로 진입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행 유지는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연구위원은 "세계 주요국들이 면세점을 수출산업으로 보고 적극 지원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외래 관광객 유치와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면세점 난립으로 경쟁이 과열돼 브랜드 협상력이 약화되는 등 면세산업의 전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지적돼 온 독과점 문제 있어서는 "경쟁제한 가능상이 높다는 점에서 선제적인 시장구조 개선 필요성이 일부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현재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는 기업의 면세점 경영에서 구체적 남용행위가 없을 시는 참여를 제한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해 롯데 월드타워점의 추가 선정이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51.5%, 매출액은 4조7천390억 원에 이른다.
이날 공청회에는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회장,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등 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대거 참석해 신경전을 이어갔다. 논란의 양축인 롯데면세점의 장선욱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유재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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