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일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다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본인이 직접 롯데홀딩스의 상장 추진을 약속했다. 또 이번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종업원지주회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경영 복귀 시 1인당 25억 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한국에서는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소송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방위 공세에 나서 주목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경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롯데홀딩스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내 롯데그룹 종업원지주회 전원에게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주식을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의 첫 단계로 일본 종업원지주회가 보유 중인 롯데홀딩스 주식의 보유 대상을 확대, 일본 롯데그룹 사원 모두가 보유하는 주식보장제도를 제안했다.
종업원지주회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주식은 120만4천410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27.8%에 해당된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그룹 산하 각 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과장 이상 직원 가운데 본인이 원하고 종업원지주회 이사회가 허가한 13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제도가 도입될 경우 회원수는 4천~5천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은 "이 제도는 일본 롯데그룹 성장에 대한 공헌도 등을 감안,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주식을 상당수 양도받아 종업원지주회 회원 외 직원, 일반직원, 정년 퇴직자 등에게 나눠주자는 것"이라며 "추후 롯데홀딩스 상장 시 이들은 기존과 같은 액면가가 아닌 실제 시장 가격의 가치를 갖는 주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이 현실화 될 경우 종업원지주회의 보유 주식 수는 줄게 된다. 그러나 주식에 대한 개인 자산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돼 롯데홀딩스 상장 시 액면가의 몇백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팔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주식을 액면가에 사고 팔고 1년에 액면가의 12%에 해당하는 배당액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또 재분배 될 시 대략 추산으로 1인당 ▲종업원지주회원 1천주 ▲종업원지주회원 후보 400주 ▲일본 롯데그룹 사원 200주 ▲일본 롯데그룹 관련 회사 사원 20주 ▲일부 정년퇴직자 120주 등의 롯데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상장할 경우 롯데홀딩스의 예상 주식가치는 1조1천억 엔(약 11조 원)으로, 주당 주식 가치는 약 25만 엔(한화 250만 원)으로 추산된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종업원지주회 회원의 1인당 평균 배분 주식 수가 1천주라고 하면 그 주식 가치는 2억5천만 엔(한화 25억 원)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이날 1천억 엔(한화 1조 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 종업원 복리후생기금을 설립하고, 발생 수익으로 일본 롯데그룹 임직원과 가족에 대한 장학사업 및 의료비 지원 등을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더불어 한국에서도 직원복지기금 설립을 위해 1조 원 상당의 사재 출연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는 민 고문이 신 회장 저격에 나섰다.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이사장과 회원들의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
민유성 고문은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은 회원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고 대변할 의무가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 전 부회장 측 공격을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판단, 이를 흔들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종업원지주회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로, 이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쥔 캐스팅 보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LSI 10.7% ▲오너일가 7.1% ▲임원지주회 6.0% ▲롯데재단 0.2% 등이 나눠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 절대적 과반주주로, 종업원지주회를 포섭할 경우 과반이 넘는 55.9%의 지분을 확보해 자신의 뜻대로 일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상장은 향후 사업 계획을 토대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이윤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취지로 하는 것인데 신 부회장은 롯데 임직원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방편으로 상장 약속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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