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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vs 이한구, '공천 룰' 정면충돌


핵심은 '전략공천'…지도부 내전→친박·비박 전면전 가능성도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이 20대 총선 공천 룰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 위원장이 현역 의원 컷오프, 우선추천지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공천 룰을 공개하자 김 대표가 "그 누구도 국민공천제를 흔들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다.

공관위가 확정한 공천 룰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공천 룰을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의 '혈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무성 "국민공천제, 흔들릴 수 없는 가치"

김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에게 수백번 약속한 국민공천제는 절대 흔들릴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며 "그 누구도 국민과 약속한 국민공천제를 흔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절대 흔들릴 수 없다'는 발언을 할 때 김 대표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갔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위원장은 전날 공관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여성·장애인·청년 등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광역시·도별 1~3곳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우선추천은 김 대표 등 비박계가 전략공천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해 온 제도다. 김 대표는 우선추천 제도를 사실상 확대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발표를 '상향식 공천 흔들기'로 받아들인 것이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도 국민의 뜻에 맞게 당헌·당규와 정해진 공천 룰에 맞춰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민의에 따라 이뤄지는 훌륭한 공천이 곧 총선 승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견된 갈등, 친박·비박 전면전 비화하나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갈등은 예견된 것이었다. 이 위원장이 일찌감치 '전략공천 불가피론'을 주장해 온 터다. 친박계가 이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했을 때 김 대표가 반대한 것도이 때문이다.

공천 룰을 둘러싼 갈등은 조만간 당 전체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공관위가 확정한 공천 룰은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갈등은 지도부 간 내전으로, 나아가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의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란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벌써부터 지도부 내에서 파열음이 감지된다. 김 대표와 함께 당 '투톱'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우선추천지역, 단수추천지역을 활용하겠다는 것도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이 위원장을 두둔했다.

최고위원회에서 친박계가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공관위 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해 온 상향식 공천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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