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신춘호 농심 회장의 '굵은 면발' 실험이 시장에 제대로 통했다. 지난해 1월 '우육탕면'을 시작으로 '짜왕', '맛짬뽕' 등 굵은 면발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인 농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12일 농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0.8% 증가한 1천18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9% 늘어난 2조1천816억 원, 당기순이익은 82.2% 증가한 1천174억 원을 기록했다.
신춘호 회장은 지난해 라면 면발 기술 개발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신 회장은 "농심의 미래 50년은 제면 기술이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끊임없이 주문했다. 그 결과 농심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일반 라면 면발의 2배인 '우육탕면'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면발 경쟁'을 알렸다.
농심은 이후 굵은 면발 시리즈 2탄으로 '짜왕'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만에 8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이를 기점으로 중화풍 라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경쟁사들도 연이어 프리미엄 짜장 라면을 출시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짬뽕 라면 열풍이 불면서 굵은 면발 시리즈 세 번째 제품인 '맛짬뽕'까지 선보여 연이어 히트했다.
농심에 따르면 '우육탕면'의 월매출은 현재 20억 원 수준이며, '짜왕'과 '맛짬뽕'은 각각 100억 원, 120억 원의 월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굵은 면발 제품을 3개 론칭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올해도 굵은 면발이나 면의 혁신을 통해 시장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신라면'을 중심으로 자사 제품들이 중국과 미국 등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전체 해외 실적은 전년 대비 10% 후반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법인과 미국법인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중국법인인 농심차이나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6.6% 성장한 2억1천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미국법인 역시 15%대의 신장세를 보이며 1억9천만 달러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의 매출 신장은 신라면 등 농심 라면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라며 "온라인 판매와 중국 내륙도시에서의 성과도 매출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올해도 굵은 면발 라면과 생수인 '백산수' 등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생산능력 포화에 대비해 상해공장을 증설함으로써 중국 내 라면수요에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생산물량을 대폭 늘린 백산수의 판매를 활성화 해 올해 중국 시장에서 3억 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외에도 '백산수'의 성장세가 좋아 현재 6%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2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50%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면발 혁신으로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고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사업도 순항할 것으로 보여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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