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일가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연이어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과 판단능력은 롯데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만큼 법원 판단에 따라 롯데 경영권 분쟁이 조기 종료되거나 새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신 전 부회장이 심리 결과를 앞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하려 여론전을 재개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1일 신 전 부회장이 운영하는 SDJ코퍼레이션은 '롯데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SDJ코퍼레이션의 입장' 국문 웹사이트(www.savelott.com)를 통해 지난해 12월 4일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과 조치훈 9단이 바둑을 두는 영상을 공개했다.
약 1분 분량으로 편집된 이 영상에는 신 총괄회장과 조치훈 9단이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신 총괄회장은 조치훈 9단에게 "지금 바둑 1위가 누구냐" 등을 묻는 모습이 나온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9일에도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일본어 웹사이트(http://www.l-seijouka.com)에 '롯데 창업자 신격호의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장남인 신동주가 후계자"라며 "이건 일본, 한국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상식"이라며 "다른 사람이 하면 신용이 없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이 이처럼 신 총괄회장의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정상이란 점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 성년후견일을 지정하면 그동안 '위임장' 등을 공개하면서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한 신 전 부회장 측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성년후견인제 관련 소송에서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라며 "무조건 고령의 병약한 분을 앞세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양재동 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직접 참석해 자신의 정신건강과 판단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그러나 이를 신청한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 측은 신 총괄회장의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등의 신 총괄회장 의료기록을 분석하고 병원을 선정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검사한 후 올 상반기 중으로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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