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이 1년새 90%나 줄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아이폰 판매둔화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27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 4천957억 원, 영업이익 606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8조 3천420억 원 대비 10% 줄었고, 전분기 보다는 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6천258억 원 대비 90%, 전분기 3천329억 원 보다도 82%나 줄어들었다.
실적이 급락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른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과잉에 의한 패널 단가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요보다 공급이 앞서 그만큼 마진이 줄어든 것. 여기에 지난해 4분기부터 아이폰 판매가 꺾인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급확대로 패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특히, 모바일용 패널은 애플의 아이폰6S의 판매둔화에 따른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패널 공급 단가 하락, LG전자는 웃었다
다만 4분기 패널 공급 단가 하락에 LG디스플레이 수익은 감소했지만, TV 사업을 맡고 있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문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LG전자에 따르면 4분기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5천100%나 증가한 1천92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TV 한 대당 탑재되는 패널 단가가 하락한 만큼 LG전자의 마진이 높아진데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인 울트라HD TV의 판매확대까지 더해져 수익이 크게 확대된 것.
아울러 LG전자는 자사 TV 패널의 약 50%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받고 있다. 원가개선 활동을 통한 절감효과로 더욱 수익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향 TV 패널 비중이 50%를 웃돈다"며, "패널 공급가 하락에 이은 세트업체의 단가 인하로 디스플레이 업체는 마진이 크게 감소했지만, TV 업체의 수익성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여파, 1분기도 쉽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압박이 컸던 TV용 패널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모바일용 패널 부문에서도 악재를 맞았다.
4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34%, 모바일용 패널이 32%를 차지한다. TV 패널 단가 하락에 모바일 역시 주요 거래선인 애플 아이폰6S 판매가 둔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웠던 것.
실제로 애플은 26일(미국 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7천487만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0.4% 늘어난 수준에 그친 것으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LG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 패널 공급 비중의 30~40%를 애플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애플의 부진이 곧바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셈.
더불어 애플이 올해 1분기 아이폰6S의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약 30% 정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1분기 수익성 개선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 외 다양한 거래선 확보가 시급해졌다.
LG디스플레이 김상돈 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1분기는 경기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요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