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천하의 애플도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애플은 매년 4분기(회계연도 1분기)에 연말 성수기와 신제품 효과로 실적 잔치를 벌이곤 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과 아이폰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애플마저 실적 고공행진에 제동에 걸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실적 하락에 관한 전망치를 내놓은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26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 759억달러(약 91조원) 순이익 184억달러(약 22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 순익은 40% 증가했다. 매출은 월가 기대치를 밑돌았고, 순익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이폰 판매량도 예상보다 저조했다. 아이폰 4분기 판매량은 7천480만대로 7천5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났는데, 이는 역대 최저 판매 증가율이다.
이와 관련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로 손해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별 매출 성적도 신통치 않다. 애플이 미국 다음으로 의존도가 큰 중국은 4분기 매출이 18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4% 늘었다. 지난해 애플의 중국 매출이 분기마다 70% 이상씩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꺾인 셈이다.
특히 애플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연말 연휴 효과가 큰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년대비 4% 감소한 293억달러에 그쳤다. 일본도 매출이 12% 줄었다.
◆수익성은 여전히 삼성 압도
애플과 삼성의 4분기 대결은 수익성에선 애플이, 판매량에선 삼성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익성면에서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30%가 넘어 삼성을 압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0%에 다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예상돼, 고마진 전략의 애플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4분기 휴대폰 사업 실적은 오는 28일 공개된다. 삼성 휴대폰 영업익은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3조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2조원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판매량면에서는 삼성전자가 8천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 애플을 꺾고 세계 1위를 지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13년만에 매출 감소 예상
애플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00억~53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월가 전망인 555억달러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580억달러 보다 감소한다는 예상이다. 애플 위기론이 현실화된 셈이다.
최근 애플이 1분기 아이폰 생산을 계획보다 30% 감소하고, 상반기에 4인치대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실적 둔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이번 실적과 관련해 루카 매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아이폰 판매량과 수익을 봤을 때 이번 실적은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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