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 동안 정치권을 달궜던 더불어민주당 분당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과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잇단 탈당으로 위기에 처했던 더불어민주당이 경제민주화의 상징격인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 4.13 총선의 얼굴을 맡기면서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표가 선대위 출범 후 사퇴하기로 했고,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친노 패권주의를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다"고 해 비주류의 사퇴 명분은 사라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분당의 키맨으로 꼽혔던 중도계 박영선 의원이 당 잔류를 선택한 것은 의미가 크다.
수도권 출신으로 단독 인지도가 있는 박영선 의원이 탈당과 국민의당 입당을 선택한다면 수도권 의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중도파에 영향력이 큰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모두 더민주 잔류를 선택하면서 제1야당의 탈당 사태는 사실상 종료됐다.
박 의원의 잔류로 정운찬 전 총리, 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 박 의원과 가까운 중도 및 합리적 보수 인사들의 더민주 합류도 가시화됐다.
박영선 의원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총리에 대해 "우리당 오시는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과업이 동반성장이라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곳에 모여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씀했고 여기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탈당한 김한길 의원과 함께 비주류 수장 격이었던 박지원 의원은 22일 탈당을 선택할 계획이지만 국민의당 입당 대신 무소속으로 남아 야권 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박지원 의원과 함께 탈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지원계 의원들은 탈당을 유보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18일 전남 무안군에서 전남도의회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윤석·김영록 의원에게 '왔다갔다 하지 마라. 손해다'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安 국민의당 원내 교섭단체 구성 '빨간 불'
더민주의 탈당 사태가 사실상 종료되면서 역으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쉽지 않게 됐다.
국민의당이 오는 2월 15일까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약 88억원의 정당 보조금을 확보하게 되고, 이후 국회 일정에서 제3의 원내 교섭단체로서 새누리당과 더민주와 함께 참여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현재 국민의당에는 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권은희·김관영·김동철·김승남·김영환·김한길·문병호·신학용·유성엽·임내현·장병완·주승용·최원식·황주홍 의원 등 15명이 합류해 있어 5명이 더 합류하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과의 의견 차이로 당 합류를 하지 않고 있는 최재천 의원과 신당을 창당 중인 박주선·천정배 의원을 합하면 2석이 부족하지만, 최 의원은 무소속 입장을 보이고 있고, 천정배 의원은 더민주와의 통합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번 주말까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한 의원 수 20명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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