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경제계가 신사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규제트라이앵글'을 해소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이나 3D프린터, 드론, 메디컬푸드 등 신사업을 통한 미래 수익원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국보다 불리한 규제들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신사업의 장벽, 규제트라이앵글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창조경제시대가 도래했지만 우리 기업은 낡은 규제프레임에 갇혀 새 사업에 도전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국제사회의 신산업, 신시장 선점경쟁에 낙오되지 않도록 규제의 근본틀을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한상의는 신사업에 대한 규제트라이앵글로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사업에 착수, 진행할 수 있는 사전규제 ▲정부가 정해준 사업영역이 아니면 기업활동 자체를 불허하는 포지티브규제 ▲융복합 신제품을 개발해도 안전성 인증기준 등이 없어 제때 출시 못하게 만드는 규제인프라 부재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로 인해 ICT 융합과 무인산업, 에너지, 바이오·헬스, 의료서비스 등 6개 부문, 40개 신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IoT의 경우 통신망과 규격, 기술 등 전문노하우가 풍부한 기간통신사업자의 IoT용 무선센서 등 통신장비 개발이 막혀있는 상태. 신사업에 대해 서비스 따로, 기기제조 따로 식 칸막이 규제 탓이다. 또 3D프린터, 지능형 방재설비, 메디컬푸드 등 역시 신사업마다 규제장벽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신사업을 뒷받침하려는 국가간 규제환경 개선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은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기준을 마련해 상용화 허용수순을 밟고 있고, 일본은 드론택배를 허용하는 등 무인산업 육성에 정부 차원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드론의 경우 전남, 자율주행차는 대구지역에 국한해 시범서비스를 허용하는 등 규제프리존을 도입할 방침이지만 관련법이 제때 제정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술과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정부의 사전규제와 포지티브규제, 규제인프라 부재라는 규제트라이앵글에 갇힌 채 신시장 선점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의 자율규제를 확대하고, 입법취지에 위배되는 사항만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의 근본틀을 새롭게 바꾸고, 융복합 신산업 규제환경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한상의 연구사업에 참여한 한양대 김태윤 교수도 "지난 2014년 발의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에는 네거티브 규제원칙, 규제비용총량제, 규제적용차등제 등 규제시스템 개선내용이 다수 담겨있지만 장기간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의 현장에서 뛰는 기업의 손발을 묶는 격"이라며 "시장선점경쟁에는 시간이 생명인 만큼 국회는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정부도 경제계가 제기한 사항들을 신속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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