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다양한 산업 분야의 현행 법령으로 인해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이른바 '클라우드 발전법'이 가까스로 통과돼 지난 9월말 시행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각 산업 분야별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 현행 법령 속에 박혀 있는 '규제'가 클라우드 발전법과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 부문 클라우드 사례 살펴보니
현재 공공 부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기상청, 한국환경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국립환경과학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서울대병원, 교통안전공단 정도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했다.
기상청의 경우 클라우드 방재기상정보시스템 운영을 위한 데스크톱 및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학계와 연구 분야, 민간 기상사업자 등이 기상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환경공단은 교육장 이용자를 위한 VDI를 도입해 장소과 관계없이 동일한 교육 환경을 구축했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은 37개 서비스, 70여대 서버 대상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도입해 연휴 등 사용자 폭증기간 자원의 탄력적 운용이 가능케 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국 서비스 목적으로 24개 시스템의 서버 가상화를 도입해 상면 공간 및 유지보수 전력 시스템 도입 비용과 탄소배출량 감소를 예상하고 있고 KERIS는 교육부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서비스 구축 및 향후 사용량 증가에 대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은 유전체 분석 시 클라우드 서버와 NAS를 활용해 대용량 병렬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교통안전공단은 지자체별 주차단속 알림 서비스 일원화 및 앱(App) 기반 공단-국민간 교통정보 교환 채널 활용을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중이다.
◆산업 분야별 규제 법령 '산적'
반면 금융, 보건·의료, 교육, ICT, 주택 등 각 산업 분야 곳곳엔 클라우드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규제가 산적해 있다.
현재 미래부가 검토중이거나 추가 개선사항으로 꼽는 규제만 해도 7건이다.
의료 분야의 경우 '전자의무기록 관리·보존을 위한 장비·시설'을 병원에 갖추도록 한 의료법(제23조) 및 시행규칙(제16조)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 예고중이다.
교육 분야에선 사이버대학 설립인가 기준 및 절차을 놓고 교육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평생교육법,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원격교육 설비 기준 고시)의 서버 설비 기준 등은 "물리적으로 별도의 서버를 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진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개선돼야 할 규제도 적지 않다.
금융 분야에선 국내 소재 전산센터 및 정보처리시스템에 대해 물리적 망분리를 요구하는 전자금융감독 규정 및 시행세칙이, 보건·의료 분야에선 생명연구자원 정보시스템 운영을 위한 전산장비, 백업시설 및 보안시설을 보유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산담당자를 1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의 생명연구자원의 확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제8조) 및 시행령(제3조)이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ICT 일반 분야에선 공인전자문서센터의 지정과 공인전자문서중계자의 지정이, 주택 분야에서는 초고속 정보통신 건물 인증이 걸림돌이다.
공인전자 문서센터 지정 관련해선 네트워크 보안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둘 이상의 네트워크 회선을 갖춰야 한다거나, 시설·장비 및 정보를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한 보호설비로서 물리적으로 분리된 둘 이상의 망 회선을 요구하는 공인전자문서중계 지정 규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주택 분야의 경우 아파트 단지가 '초고속정보통신건물'로 인증받기 위해선 관련 규정에 따라 반드시 단지 내 서버를 설치하고 관리해야 하는 내용의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치 및 기술기준(제13조)을 두고 국토해양부와 미래부가 협의중이다.
그나마 금융 분야 정보처리위탁 규정('금융회사의 정보처리 및 전산설비 위탁에 관한 규정')은 정보처리의 제3자 위탁을 제한하고 있었으나 지난 7월 개정됐고, 교육 분야의 도로교통법은 학원 내 서버 컴퓨터 등을 갖추도록 하고 있었으나 중앙집중식 서버 이용이 가능하도록 개선된 상태다.
NIPA 클라우드 기획팀 김현철 수석은 "예컨대 병원, 금융회사는 당국에 직접 규제 이야기를 꺼내기 곤란해 하기 때문에 직접 규제를 발굴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기준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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