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예상치와 연간 성적표가 다음주 공개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다소 줄지만 영업이익이 늘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4분기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3분기엔 영업이익 7조원을 넘어섰지만, 4분기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실적이 감소해 영업익이 6조원대에 그친다는 예상이 많다.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200조원, 영업이익은 27조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약 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8%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고, 2013년엔 매출 228조7천억원 영업이익 36조8천억원으로 '200조-30조' 신화를 쓰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 206조2천원 영업익 25조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올들어 스마트폰 시장 포화, 중국 업체들의 추격 등 시장 상황 악화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를 줄이는 '마른 수건 짜기'식 비용절감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완제품 실적이 둔화돼 외형적 성장 지표인 매출의 성장세가 꺾였다"며 "수익성 방어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면 공격적인 투자, 신기술 개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돼 분기 매출이 6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익이 10조원을 기록하던 때와 같을 수는 없다"며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실적 감소, 4분기 영업익 6조원대 머물듯
4분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TV 및 가전(CE부문)만 성수기를 맞아 선방했다는 전망이 많고, 휴대폰(IM부문)이나 부품(DS)부문은 영업이익이 줄어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 시장 컨센서스는 53조원, 영업이익은 6조7천억원선으로 전분기 7조원이 넘던 영업익이 6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엔 시스템 LSI의 실적이 견조할 것"이라면서도 "부품사업 성수기 효과 둔화와 환영향 축소 등으로 3분기 대비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의 버팀목이 됐던 반도체는 전분기(영업익 3조7천억원)보다 감소한 3조원 초반대로 전망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다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D램과 낸드의 출하 증가 수준이 시장 예상 대비 부진하다"며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해 전분기 대비 15%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1조원에 육박하던 전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만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수준(8천380만대)과 비슷하겠지만 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 2조원 초반대 영업익이 예상된다.
이베스트증권 이규진 연구원은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의 견조한 판매량 유지가 예상된다"면서도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V와 가전은 최대 성수기를 맞아 전분기(영업익 3천600억원)보다 증가한 6천억~7천억원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CE 부문은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TV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생활 가전도 양호한 판매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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