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IT산업을 포함해 대부분의 산업에서 단순 복제와 저돌적인 투자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봇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정부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유진투자증권의 이정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본의 주요 로봇 및 관련업계를 탐방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진단했다.
그는 "전기차(자율주행차)와 로봇, 바이오산업, 신재생에너지 등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들은 오랜 기술적 축적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산업"이라며 "이들 분야는 선두업체와 후발업체의 기술적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산업이 성장할수록 소수의 선두업체들 중심으로 과점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때 IT산업의 혁신으로 통하던 일본의 소니가 경영진의 잘못된 사업전략과 실적부진으로 연구·개발(R&D) 인력 구조조정과 신산업 투자 축소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혁신성이 사라지면서 매우 평범한 IT업체로 전락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한 "그동안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혹은 팔로워(follower)로 선두업체들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며 성장하던 한국업체들의 지위는 이제 중국업체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한국업체들은 적극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M&A를 통해 로봇산업을 포함한 신산업에 빠르게 진출해야 하고, 정부 또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하게 될 경우, 스마트폰시장 성장의 중심에서 높은 기술경쟁력을 지닌 한국의 반도체와 카메라 관련부품, 배터리(2차전지)업체들에게 기회요인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로봇과 자율주행차 성장의 걸림돌 중 하나가 배터리의 수명이슈이기 때문에 무선충전기술 발전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日, 의료용 로봇 상용화 활발
이 애널리스트는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고령화 가속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의료용 로봇이 활발하게 연구개발돼 상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탐방한 기업 중 하나인 사이버다인의 의료용 재활로봇 HAL은 뇌인지과학+센싱과학+로보틱스기술+운동생리학의 결합체였다며, 의료기구 지정 및 의료보험적용등 법적 지원 강화로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로보틱스 기술의 핵심인 정밀제어기계산업은 일본이 절대적으로 앞서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계업체들이 로봇 핵심부품을 개발해서 공급하고 있으며, 이미 산업용 로봇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데다, 해외경쟁업체들과 함께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로봇산업이 향후 성장하게 될 때 일본업체들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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