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이재현 회장이 자신이 보유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두 자녀와 조카 등에게 증여했다.
이를 통해 장남인 이선호 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 주주로 올랐다. 일각에서는 CJ그룹의 3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 된 것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4만9천667주(11.35%) 전량을 장남 이선호 씨와 장녀 이경후 씨, 조카 이소혜 씨와 이호준 씨에게 증여했다. 이 회장이 이번에 증여한 지분의 가치는 약 300억 원에 달한다.
이선호 씨와 이경후 씨는 이번에 각각 5만9천867주(4.54%)를, 두 조카는 각각 1만4천967주(1.14%)를 받았다. 이로써 기존에 지분 11.3%를 보유했던 이선호 씨는 15.84%로 확대, 지주사 CJ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1989년생인 이선호 씨는 미국 콜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 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또 이경후 씨는 1985년생으로 현재 CJ오쇼핑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로써 이 회장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딸인 이경후 씨는 0%에서 4.54%로,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딸 이소혜 씨와 아들 이호준 씨 역시 각각 1.1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SI회사인 CJ시스템즈와 헬스·뷰티 사업을 담당하는 CJ올리브영이 합병돼 출범한 비상장 자회사다. 현재 지주사 CJ가 지분 76.07%를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총지분율은 99.03%다. 이곳은 CJ그룹 지주사인 CJ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인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과 순환출자 연결고리가 없어 경영권 승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다만 이곳은 CJ오쇼핑 등 주요 계열사들의 IT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향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상장을 통해 이선호 씨가 CJ그룹을 승계하는데 필요한 자금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건강 악화 등 여러 가지로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면서 이번 일을 결정한 것 같다"면서도 "지분 구조상으로 봤을 때 경영 승계라고 해석하기엔 아직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CJ그룹의 후계구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주사인 CJ와의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증여로 이선호 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외 CJ E&M 0.68%, CJ 파워캐스트 24%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다만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지분은 전혀 없다.
또 이경후씨는 CJ(0.13%), CJ제일제당(0.15%), CJ E&M(0.27%) 주식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 또 이선호 씨와 이경후 씨는 부동산 관리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37.89%)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도 가지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지주사인 CJ의 지분 42.14%를 보유해 CJ그룹을 거느리고 있다. 또 CJ E&M(2.38%), CJ제일제당(0.49%), CJ프레시웨이(0.59%), CJ오쇼핑(0.32%) 등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절반을 증여한지 1년 여 만에 남은 지분 모두를 증여한 것은 여러 상황에 따른 위급함 때문인 것 같다"며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건강 악화로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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